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일본 경제침략 관련 비상 대책 연석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일본 경제침략 관련 비상 대책 연석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민중가수 안치환(54)이 7일 공개한 신곡 ‘아이러니’에서 진보 권력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가사에는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진보의 힘 자신을 키웠다네/아이러니 왜 이러니 죽쒀서 개줬니?/아이러니 다이러니 다를 게 없잖니~/꺼져라! 기회주의자여”와 같은 비판이 담겼다.

그는 음반 소개에서 “세월은 흘렀고 우리들의 낯은 두꺼워졌다. 어떤 순수는 무뎌지고 음흉해졌다. 밥벌이라는 숭고함의 더께에 눌려 수치심이 마비되었다. 권력은 탐하는 자의 것이지만 너무 뻔뻔하다. 시민의 힘, 진보의 힘은 누굴 위한 것인가?”라고 적었다.

조국 사태 등을 통해 탈진보를 선언한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같이 여당에 비수를 꽂는 저격수로 변신한 것이다.

'민주당만 빼고' 임미리 교수 고소했다 취하…김경률 "나도 고발하라" 발끈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알려주자.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 (임미리 교수 칼럼 中)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월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경향신문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다 비난이 일자 취하했다.

임미리 교수는 칼럼에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선거 외에는, 야당을 여당으로 바꾸는 것 말고는 기대와 희망을 담을 다른 그릇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선거 과정의 달콤한 공약이 선거 뒤에 배신으로 돌아오는 일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그 배신에는 국민도 책임이 있다.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총선 전 이같은 제안이 뼈아팠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임미리 교수와 경향신문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및 투표참여 권유 활동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민주당에 고발당한 임미리 교수는 "민주당의 민주라는 당명이 부끄럽다"고 반박했다.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도 고발하라”는 글을 올리며 임 교수의 칼럼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임 교수의 (칼럼) 한 자. 한 획에 모두 동의한다. 만약 나를 한 줌 권력으로 고발한다면, 얼마든지 임 교수의 주장을 한 자 한 획 거리낌 없이 반복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문제를 공론화한 진보 인사다. 그는 지난해 9월 29일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를 옹호하는 진보 진영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곧이어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사임과 회원 탈퇴를 선언했다.

진중권, 동양대 사직서 제출 "이제 자유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재직 중이던 동양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진 교수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돈이 없지, '가오'(얼굴을 뜻하는 일본어로 체면이나 자존심을 뜻하는 말)가 없나. 이젠 자유다!"라고 썼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연합뉴스
진 교수가 사직서를 작성한 9월 10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던 시점으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딸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직후다.

당시 진 교수는 자신이 지지하던 정의당이 조 전 장관 임명을 찬성하는 데 대해 실망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발언으로 여권에 십자포화 포문을 연 진 교수는 "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해임해라", "(정경심 조국 등은) 뻔한 거짓말과 지지자들의 광기 속에 한동안 진실 행세를 하다가 법정에서 옷이 벗겨져 다시 거짓말로 확인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나라가 거꾸로 가고 있다", "윤석열을 내치면 정권 붕괴의 서막이 열린다" 등 어느 정치평론가보다 바쁜 설화를 쏟아내며 가장 뼈아픈 여당 저격수로 변신했다.

177석 거대 민주당 지지율 20주만에 30%대 추락

177석 거대여당 민주당이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등 국정운영에 박차를 가하는 형국에 국민들의 지지율은 추락해 20주 만에 30%대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9일~이달 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0%p) 6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38.3%를 기록했다. 30%대의 지지율은 2월 2주차 조사(39.9%) 이후 20주 만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2.0%포인트 오른 30.1%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가 다시 한 자릿수로 좁혀진 점이 눈길을 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여당이 180석의 압승을 거두었기에 이제 좀 포용적이고 안정적인 국정을 기대했건만, 두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 정부가 참 거칠게 느껴진다"면서 "이 어려운 시국에 윤석열 하나 내몰려고 험한 말들 쏟아내며 저 난리를 피우고 있는 광경도 볼썽사납고, 정책실패에 대해 사과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이 손바닥 뒤집듯 조변석개 정책을 반복하며 선의의 피해자들만 양산하고 있는 부동산 대책들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유 평론가는 이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가 계속 좁혀지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잊지 않겠다던 다짐 자체를 잊은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