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재판서 증언…"유재수 건 아닌 실적 보고서에 대통령 의견"
"조국, 친문에 잘 보여 출세…나는 양심껏 일했는데 가혹하게 해임"
김태우 "문 대통령 '왜 사직서만 받느냐' 의견 남긴 적 있다"(종합3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조 전 장관을 겨냥해 "'친문실세'들에게 잘 보여 출세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아닌 다른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왜 사직서만 받고 수사의뢰는 하지 않느냐"고 의견을 낸 적이 있다는 증언도 했다.

김 전 수사관은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앞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2월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특감반장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인물이다.

김 전 수사관은 이날 "유재수 감찰 무마 당시 윤건영과 김경수 등 대통령의 측근들이 조국에게 청탁을 했다는 점이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며 "결재권·승인권이 있다고 해서 그 권한을 사적인 관계로 청탁을 받고 개인의 권한처럼 휘두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 김태우, 조국 주장에 "어불성설…나는 가혹하게 해임" 반박
김 전 수사관은 그간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이 내놓은 주장을 법정 안팎에서 적극 반박했다.

조 전 장관은 특별감찰반의 감찰권이 당시 민정수석인 자신에게 있던 만큼,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김 전 수사관은 "특감반 감찰권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특감반원들 사이에서 '고생해서 일해봤자 나쁜 놈은 '빽'으로 빠져나오고 오히려 우리가 혼나는 상황인데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냐'는 의견이 팽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수사관은 "조국과 유재수 사건에 면죄부를 준다면 공직자들이 비리를 자행하다 감찰에 적발되더라도 거부할 것이고 뒤에서 '빽'을 쓸 것"이라며 "이런 폐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법부에서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증인석에 앉아서는 "민정수석이면 이런 '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반대로 밀어낸다고 생각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조 전 장관 측은 그동안 유재수 전 부시장이 감찰에 불응해 사실상 감찰이 중단된 상황이고, 아무런 조처를 할 수 없어서 감찰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김 전 수사관은 "황당한 이야기다.

그럼 감찰받는 사람이 자신 마음대로 협조하지 않는 방법으로 감찰을 중단시킬 수 있단 말인가"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재판에 출석하면서 김 전 수사관을 겨냥해 "비위가 확인돼 대검에서 해임됐고 기소까지 이뤄진 사람"이라고 공격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김 전 수사관은 적극 항변했다.

그는 "착한 사람, '범생이'를 만나서는 정보가 안 나온다.

악당을 만나야 어떤 사람이 나쁜 놈인지 말한다"며 "꼬불치고 한 적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근 활동이기에 양심적으로 했고 그 사람들로부터 어마어마한 정보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재수는)그렇게까지 잘하고 지켜주고, 누구는 먹고 살지도 못하게 가혹하게 해임까지 한 것을 보면 너무나도 비교된다"고 호소했다.

김태우 "문 대통령 '왜 사직서만 받느냐' 의견 남긴 적 있다"(종합3보)

◇ "특감반 다른 보고에 문 대통령 '왜 수사의뢰 않았냐' 의견" 진술도 등장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유재수 전 부시장이 아닌 다른 사건에 관한 보고서에 문재인 대통령이 기재한 의견을 본 적이 있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 수사관은 "2018년 9월경 특감반의 감찰활동 상황을 이인걸 당시 반장이 기안해서 반부패비서관, 민정수석, 비서실장, 대통령까지 전자 결재로 보고한 문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전자결재를 하며 '수고하셨다.

왜 사직서만 받고 수사의뢰는 하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의견을 달아놓은 것을 직접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건에 대해 "1년 정도 실적을 모아서 '특감반이 열심히 일했다'고 모양새를 내며 상부에 보고한 적이 있다"며 "그것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공문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적을 모은 해당 보고서에 유 전 부시장 건은 빠져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의 변호인은 "사실인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증인의 주장에 의하면 유재수 건 외에도 사직서 정도로 처리된 경우가 있다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 전 수사관은 "그런 것이 있다면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에 대해 검찰이 "해당 사건은 직접 감찰한 사안이 아닐 가능성이 크지 않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전 수사관은 또 자신이 근무하는 동안 유 전 부시장처럼 자료 제출 등에 불응하며 버틴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관"이라며 "그는 '나를 자르려면 잘라라. 장관을 보호하기 위해 못 내놓겠다'고 했다"고 술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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