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남북정상회담 산파역…정치적 수완 탁월 평가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 대북정보 수장으로

3일 국가정보원장에 내정된 박지원 전 의원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이끈 대표적인 대북 정보통 정치인이다.

전남 진도 출신으로 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가로 성공한 박 전 의원은 80년대 미국에 온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전국구 비례대표로 국회에 처음 입성했고, 김대중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특히 문화관광부 장관이던 2000년 4월 남한 측 밀사로서 중국에서 북한 측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 부위원장과 비밀협상을 벌여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어냈다.

당시 정상회담 준비단 소속으로 박 의원과 함께 비밀 협상에 참여한 인물이 서훈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두 차례 면담으로 북한 내 박 전 의원의 위상은 탄탄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김정일 위원장이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박 전 의원의 안부를 물은 일화도 유명하다.

박 전 의원은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대북송금 특검으로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북한에 4억5천만 달러를 불법 송금한 것 등이 문제가 돼 옥고를 치렀다.

2007년 말 복권됐고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며 재기에 성공했다.

정치적 부침 속에서도 남북 소통의 창구 역할은 이어졌다.

2007년 8월에는 김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이희호 여사의 금강산 방문에 동행했으며,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측 조의단으로 서울을 방문한 김양건 당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와 한 차례 만났다.

2014년 김정일 3주기에는 직접 방북해 이희호 여사 명의의 조화를 전달하기도 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둔 박 전 의원은 20대 총선 과정에서 국민의당 대표직을 맡았고, 21대 총선에서는 민생당 후보로 5선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난 박 전 의원은 탁월한 정치력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정치 9단',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박 전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구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박 전 의원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문 대통령과 맞붙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2016년 총선에서 호남의 좌장으로서 '친문심판론'을 확산시켜 안철수 국민의당의 '호남 싹쓸이'를 연출했고, 2017년 대선에서도 안철수 후보를 지원했다.

이런 구원에도 박 전 의원이 '깜짝' 발탁된 것은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의원은 내정 발표 이후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 전남 진도(78) ▲ 문태고등학교 ▲ 단국대 경영학과 ▲ 미주지역한인회 총연합회장 ▲ 14·18·19·20대 국회의원 ▲ 문화관광부 장관 ▲ 대통령 비서실장 ▲ 민주당 원내대표 ▲ 국민의당 대표 ▲ 단국대학교 석좌교수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 대북정보 수장으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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