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임종석 발탁, 北에 관계개선 메시지…통일부 무게감 높여
남북회담 주역들 경륜에 기대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집권 후반기 안보라인을 꾸미는 데 활용 가능한 대북 인적 자원을 총동원했다.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북한에 보여주는 메시지인 동시에, 고비를 맞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내겠다는 절박감이 담긴 인선이다.

특히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을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한 것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파격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 정치인을 장관급으로 발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박 전 의원이 가진 대북문제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임명했다.

최근 임 전 실장은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써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뜻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특보로 일하던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특임교수에 더해 이번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까지 특보를 맡게 되면서,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는 세 명으로 늘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서훈 국가안보실장' 조합은 정치권에서 이미 예견됐던 인선인 만큼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결코 그 의미는 작지 않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우선 베테랑 대북 전문가로 꼽히는 서훈 국정원장에게 국가안보 사령탑을 맡긴 것은 북한을 향한 확실한 관계개선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여기에 남북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에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인영 의원을 배치해 무게감을 높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발표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5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마다 중책을 맡아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사들"이라며 "이들의 경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내에서는 박 전 의원의 국정원장 발탁 등 야당과의 협치 의지를 담은 인사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앞서서도 남북관계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남남갈등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며 "결국 정파나 진영을 뛰어넘어 평화를 위해 협력하자는 뜻이 담긴 파격적 인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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