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조국, 친문실세에 잘 보여 출세한 것 아닌가"(종합)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조 전 장관을 겨냥해 "'친문실세'들에게 잘 보여 출세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수사관은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2월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특감반장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인물이다.

김 전 수사관은 이날 "유재수 감찰 무마 당시 윤건영과 김경수 등 대통령의 측근들이 조국에게 청탁을 했다는 점이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며 "조국이 이른바 '친문실세'들에게 잘 보여서 출세에 도움을 받은 건 아닌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김 전 수사관은 감찰 무마 의혹을 두고 "(조 전 장관이) 직권을 개인 소유물처럼 마음대로 휘두른 것"이라고 정의하며 "결재권·승인권이 있다고 해서 그 권한을 사적인 관계로 청탁을 받고 개인의 권한처럼 휘두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특별감찰반의 감찰권이 당시 민정수석인 자신에게 있던 만큼,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김 전 수사관은 이에 대해서도 "실무진들이 유재수에 대한 객관적인 비리 증거를 포착하고 조사까지 했음에도 조국은 감찰을 중단하고 수사 이첩도 하지 않았다"며 "특감반 감찰권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실무진이 고생해서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밝혀도 '빽'으로 무마시키니 특감반원들 사이에서 '고생해서 일해봤자 나쁜 놈은 빽으로 빠져나오고 오히려 우리가 혼나는 상황인데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냐'는 의견이 팽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수사관은 "조국과 유재수 사건에 면죄부를 준다면 공직자들이 비리를 자행하다 감찰에 적발되더라도 거부할 것이고 뒤에서 '빽'을 쓸 것"이라며 "이런 폐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법부에서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뒤 법정에 들어갔다.

조 전 장관의 재판에서 이어진 증인 신문에서도 김 전 수사관은 "민정수석이면 이런 '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반대로 밀어낸다고 생각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조 전 장관 측은 그동안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국장이 감찰에 불응해 사실상 감찰이 중단된 상황이고, 아무런 조처를 할 수 없어서 감찰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김 전 수사관은 "황당한 이야기다.

그럼 감찰받는 사람이 자신 마음대로 협조하지 않는 방법으로 감찰을 중단시킬 수 있단 말인가"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고위공직자에게 청와대 특감반은 어떤 존재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속어로 말하면 '쫀다'"라며 유 전 국장은 배경이 있었기에 특감반 감찰에 제대로 응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조 전 장관과 방청객 사이의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재판부가 잠시 휴정하는 사이 한 남성 방청객이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조 전 장관 쪽으로 다가가 "국민이 다 보고 있어요.

안 부끄럽습니까"라고 말하자 조 전 장관은 불쾌한 듯 남성을 향해 큰 목소리로 "귀하의 자리로 돌아가세요"고 외쳤다.

이어 피고인 측 관계인이 나지막이 남성에게 비속어를 읊조렸고, 남성은 이에 항의하다가 법정 경위에 의해 제지됐다.

재판부는 "휴정 시간을 이용해 변호인이나 소송관계인에 위력을 가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그런 일이 있다면 방청권 제한하고 퇴정을 명하겠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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