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분으로 의원 총회서 결정된 권중순 의원 불발…추후 재선거
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 무산…찬성 과반 못 넘겨
더불어민주당 일색인 대전시의회가 의원 간 자리싸움으로 의회 대표 선출이 무산됐다.

시의원 22명 중 21명에 달하는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3선의 권중순 의원을 의장 후보로 선출했지만, 민주당 내분으로 절반에 가까운 의원들이 본회의 투표에서 권 의원을 지지하지 않았다.

시의회는 3일 오전 제25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후반기 의회를 이끌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할 계획이었다.

시의원 22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이날 본회의 의장 선거 결과 권 의원은 찬성 11표, 무효 11표를 얻어 과반수 득표에 실패하면서 2차 투표로 이어졌다.

오후 진행된 2차 투표 결과도 찬성 11표와 무효 11표로 1차 투표와 같았다.

민주당 소속 의원 10명과 미래통합당 의원이 권 의원에게 무효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2차례에 걸친 투표에서 권 의원이 과반수 득표에 실패하면서 시의회는 다시 선거일을 지정하기로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의장 후보를 선출하고도 총회 결과와 다른 투표를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민주당 중앙당은 최근 대전시당에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에 관한 지침'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당 소속 의원들은 사전 선출된 의장 후보가 선임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1차 투표 직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시당 관계자가 참석해 의원총회 결과와 다른 투표를 할 경우 징계에 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음에도 의원들의 내분은 수습되지 않았다.

이날 의장 선거가 무산되면서 부의장 선거도 진행하지 못했다.

한 시의원은 투표 직후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자신의 자리 욕심 때문에 당론도 버린 사람들과 앞으로 의정활동을 같이 할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날 의장 선거는 시의회 인터넷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고, 시민들은 선거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한 시민은 "저런 사람들이 어떻게 시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느냐"며 "매번 의장선거 때만 되면 자리싸움하는 모습이 이제 정말 지겹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