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이번 총선에서 표 더 얻으며 성공적 재편성"
"성공적 방역 없었다면 文정부에 일정 심판 이뤄졌을 것"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래통합당이 노 전 대통령의 정책을 수용하면 정권 탈환의 기회를 얻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조기숙 "보수, 노무현 정책 수용이 집권 기회될 수도"(종합)
조 교수는 1일 언론에 공개한 '한국 정당재편성의 역사와 기제' 논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탈물질주의를 추구했던 노무현 정부와 달리 좌파이념을 추구하고 있다"며 "경제적 좌파 의제가 쟁점화하면 민주당이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정희 정부 이후 한국 정당 역사에서 총 세 차례에 걸친 '정당재편성'이 있었다며, 현재는 그 세 번째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보수와 진보, 성장과 분배 이념이 충돌하는 가운데 현재 팽팽한 세력균형을 이루는 상황이라고 봤다.

조 교수는 이 구도에 관해 "현재는 정부 성과에 따라 우위 정당이 어느 쪽으로도 넘어갈 수 있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전환적 순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보수당(미래통합당)보다는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이지만, 민주당 지지자는 충성도가 높지 않고 평가적이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조 교수가 최근 "문 대통령이 지지도가 떨어지더라도 정책적으로 성공해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았으면 한다"는 비판을 한 것은 이런 시각의 연장 선상으로 보인다.

조기숙 "보수, 노무현 정책 수용이 집권 기회될 수도"(종합)
조 교수는 일각에서 4·15 총선 여당 압승을 '박근혜 탄핵이 마무리됐다'고 평가한 데 대해 반론을 제기하며 "오히려 보수 진영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으로 선거 한 달 반을 앞두고 여론이 반전됐다"며 "박 전 대통령 탄핵만으로는 이런 결과가 나오지 못했을 것이며, 성공적인 방역이 없었다면 정부에 대한 심판이 일정 부분 이뤄질 수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보수는 34%의 비례대표 득표율에 2016년보다 150만표를 더 얻으며 성공적으로 재편성을 이어나갔다"며 "반면 진보의 재편성은 순탄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록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하더라도, 보수가 노무현 정부가 추구했던 탈물질주의를 수용한다면 오히려 정권 재창출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20대 남성의 40%가 보수당을 지지한다는 사실은 보수당이 조금만 변화해도 젊은 층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수가 시장의 효율을 극대화하면서 실용적인 경제정책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중산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제시한다면 차기는 어렵더라도 차차기에는 정권 재탈환 기회를 얻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년 뒤에 보수에서 강력한 대선 후보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중도층에게 어필하지 못해 어려울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이 지속한다면 7년 뒤에는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라며 "민주당이든 보수든 각종 규제에 따른 국가의 개입에서 벗어난 탈이념적 실용 정책을 어떻게 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