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일제히 비판…"'원희룡표 인사' 정점 찍어"
1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안동우 제주시장(왼쪽)과 김태엽 서귀포시장(오른쪽)이 원희룡 제주도지사로부터 임용장을 받고 나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7.1 [사진=제주도 제공]

1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안동우 제주시장(왼쪽)과 김태엽 서귀포시장(오른쪽)이 원희룡 제주도지사로부터 임용장을 받고 나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7.1 [사진=제주도 제공]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불과 석달 전 음주 교통사고를 내 제주도의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원 지사는 1일 오전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열린 '민선 7기 후반기 행정시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제주시장에 안동우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58), 서귀포시장에 김태엽 전 서귀포시 부시장(60)을 각각 임명했다.

제주도는 수여식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김태엽 서귀포시장에 대해 "32년간의 행정경험과 공직 내부의 신망이 두터운 점 등을 감안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국가적 재난위기 상황 속에서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으로 임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태엽 시장은 임명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지난달 24일 도의회 행정시장 예정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로부터 음주운전 전력, 건물·농지 관리문제 등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도의회 인사청문특위는 김 시장이 올해 3월26일 밤 제주시 노형중학교 앞에서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01% 상태로 가로등 등을 박은 데 대해 "무관용 원칙이 공직사회의 기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업무수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원희룡 지사는 김 시장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원희룡 지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인사로 민선 7기 후반기 도민 통합, 도민 소통, 공직 혁신을 기반으로 도정의 주요 현안 추진에 박차를 기할 것"이라며 "(두 시장이) 도민 행복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개 숙인 김태엽 서귀포시장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고개 숙인 김태엽 서귀포시장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김태엽 서귀포시장 임명에 대해 "원 지사가 제주도민들의 깊은 우려와 제주도의회의 부적격 판단을 완전히 무시하며 결국 음주운전과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김태엽 서귀포시장 임명을 강행했다"며 "이는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원희룡표 인사'의 정점을 찍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권 후보가 되어 보겠다며 서울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는 원 지사에게 이제 제주는 더 이상 자신의 터전이 아닌 것인가"라며 "중앙 정치에 대한 야욕만을 드러내고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제주도지사에게는 제주도민이 부적격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도 성명을 내고 원희룡 지사를 향해 "무늬만 형식적이고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청문회 제도를 개선하고 도민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조속히 행정시장 직선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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