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주최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서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놓고 격론
김준형 외교원장 "중재자 역할 훌륭히 수행…우리 믿지 못한 미·북 잘못"
[평화심포지엄] 송영길 "한국 주도 역할해야" vs 박진 "한반도 운전자론 실패"
외교·안보 분야에 정통한 여야의 중진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유효한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가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최한 한반도평화심포지엄에서 "한반도에서 경색국면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의 역할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다"고 한국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남북 정상 간의 신뢰를 재확인하고 대화 채널을 복구해야 한다"면서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특사 파견 등을 제안했다.

송 의원은 또 "남북관계를 개선하면서 우회적으로 국회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남북관계의 접촉을 뚫어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기회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가능성도 언급했다.

송 의원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확실하다지만 아직도 결단할 시간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은 미약하지만 만들어낼 시간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 정상화에 기여를 한 헨리 키신저(전 국무장관)와 같은 역할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통한 북미 간 관계 정상화와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 기회는 남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도 주제발표에서 "그동안 우리는 중재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미국은 일부 강경파이긴 하겠지만 우리가 앞서가는 것에 대해서 의심했고, 북한은 우리를 배제하고 직접 하려했다.

우리를 믿지 않은 것이 역시 북한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평화심포지엄] 송영길 "한국 주도 역할해야" vs 박진 "한반도 운전자론 실패"
반면, 박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수정을 촉구했다.

그는 "유화적 대북정책에 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면서 "종전선언과 대북지원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오히려 북한 도발을 묵인하고 보상해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운전자론은 이미 실패했다"고 말했다.

문정은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사회로 이어진 토론에서도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등에 대해 두 의원은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송영길 의원은 "남북, 북미 상호관계 속에서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북이 합의를 안 지키면 언제든지 제재를 환원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합의 불이행 시 제재를 원상회복하는 이른바 '스냅백' 방식을 도입하자는 의미다.

반면 박 의원은 "북한이 뭔가 실질적으로 비핵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것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 선언을 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반박했다.

[평화심포지엄] 송영길 "한국 주도 역할해야" vs 박진 "한반도 운전자론 실패"
이와 관련, 김준형 원장은 "정부의 입장은 두 의원 입장에서 중간쯤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사실상 (북한에) 준 것은 없고, 북한이 내놓은 게 더 많다"면서 "북한이 해야 할 일은 주로 초기의 일들로 영변이나 사찰, 실험 중지 등이고 미국이 할 일은 대부분 평화선언, 종전선언 등 뒷부분"이라며 북미 간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음을 지적했다.

[평화심포지엄] 송영길 "한국 주도 역할해야" vs 박진 "한반도 운전자론 실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