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에 낚시터까지 으리으리…"국제경기도 치른다" 선전
북, 코로나 뚫고 '관광회생' 노리나…리모델링 평양골프장 개장
북한의 호화 레저시설인 평양골프장이 새 단장을 마치고 다시 영업에 들어갔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리모델링된 골프장의 화려해진 면면을 앞다퉈 홍보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저앉은 관광산업 회생을 노리고 있다.

30일 선전매체 '내나라'는 남포시 강서구역 태성리에 자리한 평양골프장이 지난해 새로 개건(리모델링)됐다며 3분30초 짜리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북한의 손꼽히는 저수지 태성호(湖)와 석천산을 낀 골프 코스는 전반 9개 홀과 후반 9개 홀로 설계됐으며 골프주로 길이는 총 6천777야드다.

"골프주로는 국제경기도 원만히 치를 수 있는 독특한 구성"이라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숙박시설은 더욱더 으리으리하게 꾸몄다.

수영장, 탁구장, 피트니스 센터, 레스토랑, 고급 골프용품 판매장도 딸려있다.

숙박 시설의 정면에는 낚시터와 보트장도 있어 골프 외에도 다양하게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

숙소 내부에는 콘도처럼 전기밥솥, 싱크대, 냉장고 등이 구비돼 있어 자체로 취사도 가능하다.

이런 숙소는 총 10개 동이다.

평양골프장 관계자는 "골프 선수들과 애호가들, 또 일반 손님들도 처음 우리 골프장에 와보면 꼭 다시 와서 골프를 배우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게 재미있게 설계됐다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북, 코로나 뚫고 '관광회생' 노리나…리모델링 평양골프장 개장
1994년 개장한 평양골프장은 평양에서 남서쪽으로 27㎞ 떨어진 곳에 있어 자동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다.

당초 120정보(약 119만㎡) 규모로 문을 열었으나 지난해 리모델링을 거쳐 200정보(약 198만㎡) 규모로 커졌다.

2011년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국제 아마추어 골프대회도 열었는데, 2016년 대회 때 호주의 폴로 선수 2명이 골프 선수라고 속이고 출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골프장 개보수 문제로 대회는 더 열리지 않았다.

북한이 다시 평양골프장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관광을 외화벌이의 중심축에 놓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제재로 외화가 마른 북한은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양덕군 온천, 마식령 스키장 등 동해안 광역관광지대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을 받기 어려워졌지만, 언젠가 상황이 진정되면 즉시 영업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 코로나 뚫고 '관광회생' 노리나…리모델링 평양골프장 개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