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단독으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들어간 지 하루 만에 추경 규모가 정부 원안보다 3조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총 35조3000억원로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된 3차 추경안이 여당 손을 거치면서 '공룡 추경'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당이 신종 코로나감염증 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을 명분으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까지 오전까지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교육위원회 등 16개 상임위에서 3차 추경 예비심사를 끝마친 결과 총 3조1331억원이 증액됐다. 정부안과 합치면 3차 추경 규모는 38조원을 넘어선다.

산업통상자원위에서는 기술보증기금 출연에 2000억원이 증액되는 등 총 2조 3101억원이 추가됐다. 정부안보다 40% 늘어난 규모다.

교육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로 올해 1학기 대학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지자 이를 위한 지원하기 위한 예산 포함 3881억원을 증액했다. 여당 간사인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대학 등록금 환불에 대한 엄중한 요구가 있음에도 추경에는 하나도 반영이 안 됐다"며 "이 같은 환불 요구에 국가가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세금으로 대학 등록금을 지원한다는 반대 주장은 고려되지 않았다.

노후 컴퓨터 교체, 태블릿PC 구매 등을 위한 예산은 감액조차 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디지털 뉴딜 관련 사업으로 이런 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디지털 뉴딜과 관련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지만, 상임위에서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자연재해 복구비 등을 위해 3163억원을 추가로 늘렸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불교문화행사 확대와 전통사찰 보수 정비 등을 위해 799억원이 증액됐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374억원 추가 반영됐다. 여성가족위원회에서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 관련 예산 등 3억4000만원이 '깨알' 증액됐다. 코로나19 대응과 거리가 먼 예산이 추가로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반면 감액은 '찔끔' 이뤄졌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교도소 감리비 예산 4000만원을 줄였다. 국방위원회에서는 첨단정보통신교육 예산 등 9억2000만원을 감액했다.

민주당은 이날 3차 추경에 대한 최종 심의를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단독으로 열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