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체육단, 모든 감독에 외국어 자질향상 요구

북한 스포츠 사령탑들 사이에 외국어 배우기 바람이 불고 있다.

언어장벽 탓에 국제무대에서 맘껏 저력을 자랑하지 못하거나 최신 추세에서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2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감독들의 역할을 높이는데 품을 들여' 제목의 기사에서 대성산체육단 사례를 들며 감독들의 외국어 학습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성산체육단은 직업적인 우수 체육인 양성과 훈련을 위해 조직된 체육단으로 남한의 실업팀과 유사하다.

이 체육단은 피겨스케이트, 하키 등 동계종목에 강세를 보이며 2014∼2019년 연속 오산덕상체육경기대회 단체종합 1위를 휩쓸고 2015∼2019년 연속 백두산상체육경기대회 우승컵을 차지했다.

북한 체육사령탑 조건…"지도력은 당연, 외국어도 유창해야"

신문은 이처럼 대성산체육단이 거둔 성과의 배경으로 감독들의 우수한 실력을 꼽았다.

신문은 "과학 기술적 자질이 높은 전문가들로 감독 대열을 튼튼히 꾸리지 않고서는 국제경기 무대에서 조국의 영예를 떨칠 수 있는 선수들을 키워내는 사업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감독들을 선발·배치함에 있어서 선수 생활 기간의 경기 성적이 아니라 감독으로서의 과학기술 실력과 실무적 자질을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대성산체육단은 감독들에게 훈련계획을 외국어로 작성하도록 요구했는데, 덕분에 관련 종목의 세계적 동향을 제때 파악하게 되면서 새로운 지도법 구상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또 매년 1월 중순 모든 감독에게 새로운 훈련법 제출을 의무화한 뒤 협의회를 진행, 이 가운데 우수한 훈련법을 채택한다.

신문은 그 결과 "감독들의 자각과 열의를 북돋아 주었고 세계에 도전하고 세계와 경쟁하며 세계를 앞서나가려는 야심만만한 투지를 더욱 깊이 심어주었다"고 평가했다.

"고정격식화, 멋따기를 배격하고 교수훈련 지도 방법을 끊임없이 개선하여 선수들의 기술 발전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두뇌전, 탐구전의 열풍을 일으켰다"고도 했다.

북한 체육사령탑 조건…"지도력은 당연, 외국어도 유창해야"

북한 체육계는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래 외국어를 고리로 연일 세계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10대 최우수 선수 중 한 명인 허순희는 현재는 압록강체육단 감독으로 재직 중이다.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 4월 "허순희 감독은 외국어 단어들과 축구 상식, 달라진 경기규칙 등을 적은 직관판을 게시하여 훈련장과 숙소 환경을 하나의 '축구교실'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내고향여자축구선수단의 최광현 심판원은 2016년 8월 국제심판 자격을 받았다면서 "외국어 학습을 꾸준히 하면서 경기 과정에 생길 수 있는 뜻밖의 정황들을 깊이 연구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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