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조하는 북한 군인 > 25일 경기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초소에서 한 북한 군인이 체조를 하고 있다.  뉴스1
< 체조하는 북한 군인 > 25일 경기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초소에서 한 북한 군인이 체조를 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이 관영 매체들을 통해 비난 기사를 싣는 대남여론전을 이틀째 중단했다.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뒤 숨 고르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 북한 대내 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는 보도를 한 뒤 이틀째 대남 비난 기사를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날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관련 기사를 여러 건 실었지만, 오로지 미국에만 전쟁 발발의 책임을 돌렸다. 전날 밤 발표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정경두 국방부 장관 비난 담화도 실리지 않았다. 그간 노동신문에서 자주 등장하던 대북전단 살포 관련 주민 반응 기사 역시 종적을 감췄다.

대외선전매체에서도 이틀째 비난 기사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전날 새벽 내보낸 대북전단 살포 비난 기사 10여 건을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 보도 이후 삭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 이후 북한이 대남 비난 공세를 자제하는 연장선상으로 이해된다. 북한은 그간 전 주민이 보고 듣는 대내용 매체를 통해 남측에 대한 적개심을 고조시키는 등 여론전을 펼쳐 왔다. 지난 4일 노동신문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당국의 묵인을 비난하는 담화가 실린 것을 기점으로 매일같이 대남 비난과 주민 반향 기사를 쏟아내 왔다.

한국 정부도 로키(이목을 끌지 않는 저자세)로 대응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영철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별도로 드릴 말씀은 없다”며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의 최근 입장 변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신호의 출발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상호 관심사들이 협의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의 월간 대북 석유 수출 현황 통계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달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석유량은 작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올해 1∼5월 전체적으로는 전년 대비 약 70%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1월 말 국경을 폐쇄한 직후 2월과 3월 중국으로부터의 석유 수입량이 급감했고, 4월에는 아예 수입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