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역사시민모임 "실체 없어 반대" vs 시 "최고 관광자원"
비거 존재 역사적 사실 놓고 공방…진주시장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
진주대첩 비밀병기 '비차' 테마공원 조성 놓고 갈등
비차(飛車)는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 온다.

전북 김제 출신 발명가이자 군관인 정평구(鄭平九)가 만들었으며 '비거'로도 불린다.

경남 진주성이 왜군에게 포위당했을 때 정평구는 비차를 타고 성으로 날아 들어가 친분 있던 성주를 태우고 30리(12㎞) 밖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형태와 구조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진주시는 지난 1월 16일 비거 관광 자원화 활용 방안 공청회 이후 같은 달 23일 망진산에 비거 테마공원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진주시는 망경공원에 민간자본 450억원(유스호스텔 200억원, 전망대 100억원, 모노레일 120억원, 짚라인·비거형 50억원)을 유치하고 3가지 테마공원(비거테마공원, 리사이클존, 생태존)을 조성해 관광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25일 진주시의 비거 테마공원 조성계획을 놓고 역사적 실체가 없어 추진해선 안 된다는 시민단체와 문헌에 기록됐으며 최고 관광자원이란 진주시 양측이 공방을 벌였다.

진주대첩 비밀병기 '비차' 테마공원 조성 놓고 갈등
역사진주시민모임은 이날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진년(1592년) 진주성 전투에서 비거가 날았다는 것은 객관적 자료가 없어 실체의 존재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진왜란 관련 수많은 문헌에도 언급되지 않은 신빙성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특히 "16세기 말 조선의 과학은 비행체로 사람들을 실어 나를만한 수준에 있지 않았으며 당시 정평구가 비거를 만들어 30리를 날아 진주성에 갇힌 성주를 탈출시켰다는 것은 날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날조된 기록을 감싸는 것은 후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런 비거 이야기의 관광자원화 계획은 철회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대해 진주시는 자료를 통해 시민단체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뒤 관광자원화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실체적 존재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조선 사람이 만들 수 있었으되 세상에 전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남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과 관광자원의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이는 춘향전, 흥부전, 홍길동전, 최참판댁 등 다른 지역의 관광자원화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문헌이 날조됐다는 내용에 대해선 "날조 근거도 없으며, 당시 유명한 분들이 심사숙고해 쓴 문헌에 대하여 헐뜯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규경 선생이 신경준 선생의 글을 날조했다는 것은 억측 주장이며 신경준 선생의 '거제책'보다 이규경 선생의 '오주연문장전산고'가 훨씬 자세하고 고증학적인 사료로 평가된다고 일축했다.

사람을 실어나를 비행체를 만들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선 "한 방송에 출연한 과학 전공 학예사가 같은 질문에 '16세기 조선의 과학은 15세기 조선의 과학(비격진천뢰, 신기전, 화약 등)에 힘입어 충분히 비거를 만들 수 있다'는 대답을 했다"고 전했다.

진주대첩 비밀병기 '비차' 테마공원 조성 놓고 갈등
조규일 진주시장은 "항공우주산업도시를 표명하는 우리 시에 비거는 최고의 관광 소재"라며 "비거의 역사적 존재 여부를 떠나 관광자원화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비거 테마공원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