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황세영·후반기 신임 박병석 울산시의장 모두 현대차 노동자 출신 첫 연속 선임
박 신임 의장 "노동운동가 출신 전·후반기 의장직 수행 영광, 노동자 긍지 느끼는 의정 펼 것"
현대차 정리해고 투쟁 노동운동가서 광역시의장으로 '우뚝'
울산시의장에 현대자동차 노동자 출신이 연속으로 선출됐다.

노동계 출신 시의장이 전·후반기 연이어 선출된 사례는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울산시의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7월부터 2년 동안 민선 7기 울산시의회를 이끌어갈 후반기 시의장에 박병석 의원이 뽑혔다.

박 의원은 전반기 시의장인 황세영 의원을 뒤를 잇는데, 이들 전·후반기 시의장은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신임 박 의장과 황 의장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에다가 현대차 출신 노동자라는 점이 주목받는다.

두 의장 모두 현대차에 근무할 때 노동운동도 했다는 점도 같다.

현대차 노동자 출신으로 시의원에 오른 두 의원은 울산시의회를 이끄는 수장 자리인 시의장에도 연속으로 선출된 셈이다.

같은 당에다가 현대차 노동자 출신에는 손근호 신임 교육위원장도 있다.

이들 모두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에도 오른 것이다.

1959년생인 민선 7기 전반기 황 의장은 시의장 재임 시절인 지난해 말 현대차에서 정년퇴직했다.

황 의장은 현대차 노동자 시절 1992년 4대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경력도 있는 노동운동가였다.

현대차 정리해고 투쟁 노동운동가서 광역시의장으로 '우뚝'
1966년생인 박 신임 의장는 아직 현대차 노동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시의원 당선 이후 정치 활동에 나서면서 현대차에서는 현재 무급 휴직 중이다.

박 신임 의장은 22살이던 1988년 현대차 울산공장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차에서 7차례 대의원(4∼8대, 10대, 18대)을 지내는 등 활발한 노동운동을 했다.

1997년 제7대 김광식 현대차 노조위원장 집행부 시절에는 산업안전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 재임 시절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사태가 발생했는데, 박 신임 의장은 당시 정리해고 반대 투쟁 사수대장을 하며 투쟁의 선봉에 섰다.

그리고 그해 1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11개월 동안 무급 휴직 처분을 받아 회사에 다니지 못했고, 이후 현대차에 복직했다.

박 신임 의장은 2000년 창당 발기인으로 민주노동당에 입당하며 처음 정치에 입문했다.

현대차 노조 교육위원, 대의원, 12대 박유기 노조위원장 집행부 대외협력부장을 지내는 등 노동운동도 계속했다.

2006년에는 민노당 소속으로 민선 4기 지방선거에 처음 출마해 북구 가 선거구에서 구의원에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정치를 시작한 지 6년 만이다.

그는 2008년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나뉠 때 진보신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이후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에 진보신당 후보로 출마했고 4등으로 낙선했다.

그러나 득표율은 16.9%에 달했다.

구의원 낙선 이후 현대차에 원직 복직한 그는 주민자치위원과 주민참여예산 시민위원, 울산시민연대 회원, 울산 노동정치연대포럼 운영위원 등을 지내며 다방면에서 시민 노동 운동을 이어갔다.

2014년에는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했고 그해 5월 민선 6기 지방선거 북구 1선거구 시의원에 출마해 두 번째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4년을 절치부심하다가 2018년 5월 같은 선거구에서 민주당 시의원에 당선됐고 드디어 시의장까지 올랐다.

박 신임 의장은 25일 "노동자 도시 울산에서 노동운동가 출신이 전·후반기 연속으로 시의회 의장직 수행을 맡게 됐는데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노동자 출신으로 유리 천정을 뚫었다고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노동자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의정활동을 펼쳐가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정리해고 투쟁 노동운동가서 광역시의장으로 '우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