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군인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군이 24일 대기업 부회장 아들 사병이 부사관 등 상급자에게 빨래와 물 심부름을 시키고 1인실을 사용하는 등 '황제 복무' 했다는 의혹에 대한 자체 감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공군은 해당 사병에 대한 특혜는 없었으며 몸이 약해 배려한 것뿐이라는 해명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공군은 청와대 청원글에서 제기된 Δ부사관을 통한 세탁물과 음용수 배달 Δ근무지 무단 이탈 Δ1인 생활관 사용 Δ샤워실 보수 공사 요청 Δ부대 특혜 배속 등 5가지 의혹 중 '세탁물·음용수 배달'을 제외한 4개는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렸다.

공군 관계자는 "A 상병은 지난해 9월 전입 후 총 9회에 걸쳐 외래진료 목적 외출을 나갔다"며 "모든 외출과 진료는 부서장 승인하에 실시된 것으로 무단이탈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1인 생활관 사용과 관련해선 "A 상병이 '냉방병과 우울감에 대해 2주간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이달 초부터 2주 동안 생활관 단독 사용을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군은 '부사관을 통한 세탈물과 음용수 배달' 의혹에 대해선 일부 사실관계를 확인해 군사경찰 수사를 병행하는 중이다. 군사경찰은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에 따르면 A 상병은 피부질환 때문에 공용세탁기를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상병은 부대 전입 이후 매주 면회시간을 이용해 부모에게 세탁물을 전달해오다가 올해 2월22일부터 코로나19 사태로 면회가 금지되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소속부서 간부(중사)가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자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모두 13회에 걸쳐 세탁물을 부모에게 대신 전달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 관계자는 "A 상병은 체격이 왜소하고 허약한 편"이라며 "힘들어하는 병사를 위한 선의의 배려가 일부 규정에 위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군 측 해명에 대해 일각에선 "A 상병이 대기업 부회장 아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냉방병 때문에 1인실을 배정해 줬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A 상병이 피부질환 때문에 공용세탁기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일반적으로 손빨래를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부사관이 빨래 심부름까지 해준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군은 황제 복무 의혹이 제기된 후 A 상병이 입원 중이라는 이유로 전화나 방문조사 등으로 감찰 및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황제 조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A 상병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통해 의혹이 제기된 당일 휴가를 나가 도피성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A 상병은 피부질환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했다. 중병으로 입원한 것이 아님에도 소환하지 않고 방문조사 하는 것은 특혜란 지적이 나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