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향자 의원 "이재용 재판 4년째 진행 중…빨리 결론나야"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벌써 4년째 진행되고 있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시비를 빨리 가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가적 위기에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2017년 1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첫 소환조사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재판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별개로 오는 26일에는 삼성 합병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논의할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다.

양 의원은 여당 내에서 다소 논란이 될 여지가 있는 주장을 하는 데 대해 “국민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상고 출신으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양 의원은 “오너가 법적 판단을 받는 과정이 길어지다 보면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국민의 삶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의 죄가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며 “좋든 싫든 삼성은 현재 오너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오너가 재판으로 인해 운신의 폭이 굉장히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각 계열사 사장이 있어도 오너의 결정이 필요한데 그런 결정이 늦어지면 시장 진입도 늦어지게 된다”며 “오너가 법원 판단을 적시에 받지 못하면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도 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 대응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기업에 법적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해 줘야 한다는 게 양 의원의 판단이다.

양 의원은 ‘오너 봐주기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봐주고 안 봐주는 건 법으로 하면 될 일”이라며 “법 앞에서 누구나 평등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이 너무 길어지니 우려되는 신호가 발생하고 있다”며 “위기 상황에서 누구를 봐주자는 말이 아니다”고 했다.

양 의원은 “빨리 시비를 결정해줘야 기업이 그에 맞는 경영 체제를 갖출 것”이라며 “부회장 재판이 4년간 지속되고 있는데 더 이상 길어질 일이 없으면 한다”고 했다.

광주광역시 서을이 지역구인 양 의원은 21대 국회가 출범한 뒤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의 기업 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업 TF는 코로나19 위기에 기업 지원책을 모색하는 당내 기구다. 양 의원은 “코로나19 위기로 대기업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지금까지 정치가 기업 활동을 뒷받침하지 못했는데 기업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듣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 도발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기업의 반도체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혁신을 책임질 대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