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이재명 대북전단 살포 봉쇄, 전두환 시위 대응과 유사"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전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후보)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똑똑한 법조인 출신인줄 알았는데, 자기 동굴에 갇혀 논리적 사고가 참 부족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19일 SNS에 이 지사가 대북 전단살포가 재난이 아니라는 자신의 주장을 반박한 데 대해 "제가 지적한 것은 전단살포가 '재난및 안전관리 기본법' 상 명시된 재난의 정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법 3조1항에 적시된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어디에도 전단살포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 지사 본인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단살포를 막겠다면 제발 적법한 법을 적용해서 집행하라는 것이고 이 지사가 꺼내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적용은 부적절하다는 문제제기"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 지사는 경기도민의 안보와 평화가 중요하다며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여권인사들에 익숙한 '이슈 옮기기를 통한 프레임 전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국에게 자녀입시특혜와 자료위조 의혹을 묻는데 갑자기 정치검찰의 검찰개혁 저항이라는 식, 윤미향에게 회계투명성과 기부금유용 의혹을 묻는데 별안간 친일세력의 모략이라는 식"이라며 '법적용에 문제있다는데 갑자기 경기도의 안보와 평화가 중요하다는 동문서답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법집행의 과잉도 분명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스스로 염치없는 재난 위험구역을 규정하고 아직 재난이 발생하지도 않고 충돌이나 재해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사전에 통행금지와 물품압수 하는 것은 분명한 과잉행정"이라며 "위험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벌어지지 않은 상황을 전제로 이동을 제한하고 신체를 구속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가 어제 공개한 의정부 가옥지붕에 떨어졌다는 전단이 과연 재난에 해당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전단살포 이후 실제 재난상황이 벌어졌을 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전단이 북으로 제대로 갈 수도 있고, 경기도에 떨어져도 피해를 안 줄수 있고, 피해도 재난수준이 아니면 지자체장이 이렇게 요란스럽게 사회재난 운운하며 사전적으로 원천봉쇄하고 현장체포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독재시대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며 "안보와 평화라는 그럴듯한 추상적 담론을 내세워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시 행위를 강제로 막는 것, 그것도 말도 안되는 법으로, 실제 상황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도 강행하는 것은 분명 과잉집행을 넘어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낯뜨거운 합성사진 운운하며 돈벌이용으로 탈북자단체가 선정적인 전단을 뿌린다고 주장하는데, 이것도 거짓진보 특유의 익숙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예전의 조그만 꼬투리 하나로 전체를 매도하는 침소봉대의 전형"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마치 대북전단 모두가 그런 것처럼 매도하고 본인도 그렇게 믿고 있는거 같은데, 제가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지금 전단은 선정적 화보 같은 거 없고, 수령독재의 실상과 김정은 일가 비리와 왜곡된 역사적 사실 등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북민 출신 이민복 단장 같은 분을 제발 좀 만나보라"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하태경 의원의 비판에도 발끈하시던데, 사실 이중잣대 말고 일관되게 균형있게 북에도 똑같은 입장을 견지하라는 것은 백번 맞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탈북민이 보낸 전단이 경기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호들갑 떠실거면, 똑같은 잣대로 북한발 전단과 군사도발과 대남위협에 대해서도 이지사는 경기도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 백방으로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그는 이 지사를 향해 "마치 제가 대학생때 독재타도를 외치며 시내에서 가두투쟁 당시, 전두환 군사독재의 대응방식을 떠올리게 한다"며 "시위에 참가자를 말도 안되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즉심에 넘겨 처벌한다. 억지춘향식 법적용이었다. 지금 이지사의 전단살포 진압방식과 본질적으로 유사하다"고 했다. 그는 "제발 괴물같은 논리에 빠지지 마시고 괴물만은 되지 마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