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보도 특징은 '언론과 전문가집단의 오보 카르텔 형성'"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 언론토론회' 개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안정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선악 개념에서 북한을 보도하는 경향을 극복하는 등의 언론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언론회의'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 언론토론회'의 주제 발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국 언론이 북한을 보도할 때 타성을 갖고 있는데, 객관적 보도보다 선악의 개념에서 북한을 절대악으로 상정하는 경향"이라며 "이런 경향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최근 탈북자 전단지 살포를 예로 들면서 "북한이 전단지 살포 문제로 남한을 협박한다는 보도들이 있는데, 전단지 살포 금지는 남북한 간 전쟁의 실질적 종식을 선언한 4·27 판문점 선언의 기본 합의사항"이라며 "우리 정부의 4·27 선언 이행 노력 부족이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의 담화문 등 문헌분석만 잘하면 해법이 나온다"라며 "지금 무대에 올려진 전단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북한은 전단지 문제를 들고 호랑이 등에 탔는데,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해법은 전단지 금지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언론의 '북한 도발' 보도로 대북혐오가 늘어나고 있다며 북한의 군사 훈련 행위인 미사일, 방사포 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에 대한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북한이 유엔의 제재 위반이 아닌 포사격 훈련이나 순항미사일 시험을 해도 '도발하는 북한과 무슨 협력이냐'는 비난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어느 수준의 군사 행위를 도발로 볼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지난 4월에 나온 '김정은 유고설' 오보를 비롯해 북한 관련 보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언론과 이른바 전문가 집단이 오보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며 "사실 여부보다 자극적 보도를 선호하고 사이비 북한 전문가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망과 유고를 주장한 대부분의 인사는 북한 전문가가 아니라며 "탈북자들도 북한 내부의 경제개혁이나 국정 기조가 급속히 변해서 현재 북한을 잘 모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4월 20일 CNN이 보도한 김정은 위중 기사와 관련해 "북한 정치의 기초를 이해하고 논리적 정합성을 따져보면 이 보도가 가짜뉴스라는 것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4월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 통화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따뜻한 편지가 왔다"고 밝힌 다음 날인 19일 밤 북한 외무성이 담화를 통해 "최근 우리 최고지도부는 미국 대통령에게 그 어떤 편지도 보낸 적이 없다"고 한 것은 19일 밤까지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 집무 중이었음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그는 "절대 권력자가 사망했다면 하루도 안 돼서 응답이 나올 수 없다"며 "이렇게 빨리 응답했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라고 밝히라고 지시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그는 자신의 독자적 판단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의 입맛에 맞춰서 코멘트를 해주는 북한 전문가들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종석 전 장관 "북한을 절대악 상정하는 보도 경향 극복해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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