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아이·탄도탄레이더·정찰기 등 동원…북, 전방부대 철모·착검
합참, 북한 도발 유형 점검 대응책 모색…"북, 대북전단 살포때 포격 가능성"
국방부 "북한, 실제 군사행동시 대가 치를것"…대북감시 강화
군 당국은 17일 북한의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예고를 강력히 경고하면서 예상되는 북한군 도발 유형별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군이 전 전선의 대비태세 수준을 '1호전투 근무체계'로 격상함에 따라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정찰기 등 정보감시 자산이 증강되어 대북 감시 및 대비태세도 강화했다.

북한군 1호 근무체계(태세) 등장은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사실상 군사합의 파기를 예고한 데 대해 "실제 행동에 옮겨질 경우 북측은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동진 합참 작전부장(육군 소장)은 "우리 군은 오늘 북한군 총참모부에서 그간의 남북합의들과 2018년 판문점선언 및 9.19 군사합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각종 군사행동계획을 비준받겠다고 발표한 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전 작전부장은 "이러한 조치는 지난 20여년간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남북이 함께 기울여온 노력과 성과를 일거에 무산시키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은 현 안보 상황 관련,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안정적 상황관리로 군사적 위기 고조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전날 "도발 행위를 감행하면 이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연이틀 입장을 발표하며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북남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하였던 민경초소들을 다시 진출·전개하여 전선 경계 근무를 철통같이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남해상 전선을 비롯한 전 전선에 배치된 포병부대들의 전투직일 근무를 증강하고 전반적 전선에서 전선경계근무 급수를 1호전투 근무체계로 격상시키며 접경지역 부근에서 정상적인 각종 군사훈련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군은 2013년 3월 미국의 전략무기 한반도 출동에 반발하면서 미사일·장거리 포병부대에 '1호 전투근무태세'를 발령한 바 있다.

당시 이런 표현은 처음 등장했다.

북한군이 이번에 1호 체계를 발령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호 체계는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태세로, 화기에 실탄과 탄약을 장착하고 완전 군장을 꾸린 후 진지에 투입되는 근무 단계를 말한다고 군은 설명했다.

현재 최전방 북한군 부대는 철모를 쓰고 개인화기에 총검을 착검한 상태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하계 복장은 철모를 쓰게 되어 있다"면서 "현재 특이한 군사 동향은 포착되지 않지만, 돌발적이고 우발적인 상황 발생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은 피스아이 등 정찰기와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이지스 구축함 등을, 미국은 EP-3E 해군 정찰기와 주한미군 RC-12X(가드레일), EO-5C(크레이지호크) 정찰기를 각각 동원해 대북 감시에 나섰다.

합참은 예상되는 북한군 도발 유형을 상정해 대응책을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측 시민단체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북한군의 포격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고, 저지 및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014년 10월 민간단체가 경기도 연천에서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14.5㎜ 고사총 10여발을 쏴 일부 탄두가 남측 지역에 떨어진 바 있다.

군은 북한군이 쏜 총탄이 우리 지역에 떨어진 것을 확인한 뒤 K-6 기관총 40여발을 인접 북한군 GP(비무장지대 내 소초)를 향해 대응 사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