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16일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장기근속자·정년퇴직자 자녀 채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 아래에선 노사 단체협약을 통해 장기근속자·정년퇴직자의 자녀 등을 우선·특별 채용할 수 있어 '고용 세습'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개정안은 장기근속자·정년퇴직자의 자녀 또는 4촌 이내의 친족을 우선·특별 채용하도록 하거나, 이를 요구하는 행위를 '채용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행위로 명시했다.

이 같은 고용 세습이 확인된 경우 이를 행하거나 요구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고용 세습으로 판명 난 채용을 취소하지 않은 구인자에게도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필기·면접시험 등 채용 단계별로 불합격한 구직자에게 지체 없이 불합격 사실을 알리고, 최종 채용 심사 단계에서 불합격한 구직자에게는 불합격 사유를 명시적으로 알리도록 규정했다. 그동안은 중간 채용 단계에서 탈락한 경우 구직자에게는 탈락 여부 및 사유를 통보하지 않아도 돼 구직자의 알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의원은 "고용 세습은 청년들의 공정한 취업 기회를 박탈할 뿐 아니라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므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는 제대로 된 심사조차 이뤄지지 못했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며 "공정사회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