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행사 챙긴 이낙연 vs '친노·친문' 대변인 세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이낙연 의원(전 국무총리)과 김부겸 전 의원이 사전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 이 전 총리는 당내 주요 모임이자 또 다른 당권 도전자 우원식 의원이 대표로 있는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행사에 참석해 외연 확대에 나섰다. 김 전 의원은 노무현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인사를 대변인으로 선임하는 등 당권 도전 태세를 갖췄다.

이 전 총리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평련 초청 전문가 간담회에서 우원식·이인영·설훈 의원이 이름을 언급하며 "일관된 가치관을 가지고 꾸준히 추구해오는 노력에 대해 배워야겠다는 마음"이라고 치켜세웠다. 민평련은 고 김근태 상임고문(GT)계로 분류된 의원들이 주축으로 당내에서 가장 오래된 모임 중 하나다. 당대표 도전 의사가 있는 우 의원이 대표로 있다.

같은 날 김 전 의원은 지지모임인 새희망포럼 대표자 회의에 참석했다. 새희망포럼은 김 전 의원이 2005년 당대표 도전 때 김 전 의원을 도운 인사들이 중심이 돼 꾸려진 모임이다. 이 자리에는 김 전 의원을 지지하는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당권과 대권 도전을 위한 지지자들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월례회의에 참석한 것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지지세 결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 전 의원은 대권 포기설과 관련 "국회가 정상화된 이후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택수 변호사를 공보 담당 대변인으로 선임하는 등 사실상 당권 도전을 위한 조직 정비에 들어갔다. 김 변호사는 2004년 노무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이듬해 시민사회비서관으로 승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한 시기와 겹친다. 김 변호사는 이후 대전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용문고를 졸업한 김 변호사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더좋은미래 좌장 격인 우상호 의원과 동문이다. 더좋은미래는 민주당 내 최대 모임으로, 최근 이 전 총리의 당권 도전에 반대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 변호사 대변인 선임을 두고 '친노(친 노무현)·친문(친 문재인)'과 '충청'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우원식 의원과 홍영표 의원은 이날 각각 포스트 코로나 관련 토론회를 열고 이슈 선점에 나섰다. 우 의원은 토론회에서 "포스트 코로나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계기이자 국민의 삶을 어렵게 할 수도 있는 두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 이후 포용 사회로 가기 위해 177석이 해야 할 역할이 너무나 크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코로나 사태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경제, 외교안보, 정치 등 각 분야에서 포괄적 전략을 적시에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