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정대협) 위안부 피해자 쉼터(마포쉼터) 손모(60) 소장이 사망 전 마지막으로 통화한 인물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12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숨진 손씨의 휴대전화에는 6일 오전 10시쯤 윤 의원과 전화통화를 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손씨가 윤 의원과 통화한 장소가 어디였는지, 몇 분간 통화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이후 손씨는 같은 날 10시57분 자택이 있는 경기도 파주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집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이때 휴대전화는 빈 승용차 조수석에 버려둔 채였다. 집에 들어간 손씨는 다시 나오지 않았다.약 12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10시56분 손씨는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손씨 사망 최초 신고자는 윤미향 의원실 5급 비서관이었다.검찰은 지난달 21일 마포 쉼터에 대한 압수수색은 했지만, 손씨를 조사한 사실이 없고 출석 요구를 한 적도 없다. 손씨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인지 사망 경위에 대한 의문은 증폭되고 있었다.특히 손씨는 고정돼 있지 않은 샤워기 줄로 목을 여러 바퀴 감은 채 그냥 앉은 자세로 사망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앉은 상태에서 샤워기 줄을 목에 감아 본인 의지만으로 사망까지 이른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충분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윤 의원 측은 손씨 사망 전 마지막 통화자였다는 보도에 대해 해명을 거부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미래통합당은 외교부가 2015년 일본과 위안부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였던 윤미향 의원을 면담한 기록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윤미향보다 국민이 먼저다"라고 말했다.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3년 전, '외교적 부분이 손상돼도 국민 알 권리가 더 중요하다'며 전 정부가 합의했던 한·일 양국 간 비밀 외교문서를 공개한 문재인 정부가 돌연 ‘알 권리’보다 ‘국익’이 우선이라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배 대변인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기자를 피해 정의연 관련 보고를 몰래 하려다가 들통까지 나는 촌극을 연출했다"면서 "게다가 여가부는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정의연 관련 자료 공개를 거부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혈세를 지원받아 운영한 정의연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 보고서를 국민들이 보지 못할 이유가 있나"라며 "국민이 낸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하는 일이 업무수행에 어떤 지장을 주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이 떳떳하다면 관련 자료를 공개해서 의혹을 해소하면 될 일이다"라며 "정의연과 관련 있는 정부기관이 윤 의원과 정의연을 이렇게까지 엄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들은 그것이 알고 싶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윤 의원이 이용수 위안부 할머니를 전 국민 앞에서 눈물 흘리게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며 "이용수 위안부 할머니는 지난 30년 간 여성 인권, 평화 운동에 앞장서 온 노력이 부정당한 것도 모자라, 인신공격까지 당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진 지 한 달 만에야 입장 표명을 했고, 그마저도 사태의 본질을 비껴갔다"고 했다. 이어 "윤미향 한 명을 지키자고 국민이 외면 당하는 작금의 사태는 비정상이다"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말했던 문재인 정부가 비정상의 더 비정상화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부는 2015년 일본과 위안부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였던 윤미향 의원을 면담한 기록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외교부는 해당 면담 자료 공개를 청구한 보수 성향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에 비공개 결정을 통보하며 "정부로서는 관련 규정 등을 감안한 신중한 검토를 거쳤다"고 말했다.한변은 윤 의원이 위안부 합의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윤 의원의 의견이 합의에 반영됐는지 국민이 알 권리가 있다며 외교부에 윤 의원 면담과 관련한 모든 자료와 정보를 청구했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의 위안부 쉼터 소장 사망 관련 의혹 제기에 "섬뜩함마저 든다"라고 12일 비판했다.전날 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곽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쉼터 소장이었던 손 모 씨의 사망에 대해 "본인의 의지만으로 사망까지 이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이 통합당의 타살 의혹 제기로 해석되면서 정치권 후폭풍을 몰고 왔다.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죽음마저 이용하는 곽 의원을 보며'라는 게시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고 의원은 "도를 넘어섰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쫓기게 만들었을까"라며 누군가의 삶을 너무나 쉽게 난도질하는 그의 발언을 보면서 섬뜩함마저 든다"라고 전했다.이어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사건 때에도 무고한 사람의 생을 짓밟아 놓더니 이번 평화의 우리 집 소장의 부고에도 고인은 물론 유족들의 가슴을 헤집어놓고 있다"라면서 "수많은 기자들에게 사망 경위를 굳이 낱낱이 설명해야만 했는가. 기자들에겐 보도준칙이라도 있는데 정치인은 아무 말이나 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그는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서인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그러는 것인가"라며 "그에게 '사람'은 따뜻한 피가 흐르는, 고통과 아픔을 느끼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고 의원은 "세상이 아무리 인공지능(AI) 시대가 되어도 끝까지 살아남을 분야가 '정치'라고들 말한다. 정치는 바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라며 "그 말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고 공감하며 행해져야 할 영역이란 뜻일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의원은 마지막으로 "법을 만드는 곳에서 법보다 관행이 먼저라 말하고, 국민이 먼저라면서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라면서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지 말이다"라고 했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