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8월 열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의도가 '시끌벅적'하다. 당초 이낙연 의원의 무난한 당 대표 입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김부겸 전 의원이 '배수진'을 치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일각에선 김 전 의원이 2015년 전당대회 당시 박지원 전 의원이 주장했던 '대권·당권 분리'를 들고나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인 우원식·홍영표 전 원내대표를 만나 대권·당권 분리 원칙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당대표 선출 시 대권 포기'라는 김 전 의원의 원칙은 고심 끝에 만들어낸 배수진이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전당대회 당시 박 전 의원이 내건 모델이기도 하다.

당시 유력 대권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당내 기반 다지기를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대항마로 떠오른 박 전 의원은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주장하며 대선주자는 대권에 직행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 역시 현재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 대결에선 문 대통령이 '대세론'을 등에 업고 박 전 의원을 꺾고 당 대표가 된 바 있다.

핵심 메시지는 '공정한 대선 관리'다.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차기 당대표에 대선주자가 나서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는 우원식·홍영표 전 원내대표도 이 같은 논리를 내세우며 이 의원의 출마를 견제해왔다. 김 전 의원운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권·당권 분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늘 나오는 이야기"라면서 "결국 핵심은 당 내 주류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5년은 주류 세력이 문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박 전 의원을 눌렀다"라면서 "주류 세력의 견제 심리가 높아진다면 대권·당권 분리 논리에, 대세론에 편승한다면 이 의원에게 힘을 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