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개토론 요청" 이틀 뒤 박원순 "무엇이 정의냐" 공박
여권 내, 여야만 바뀐 '오세훈 무상급식 파동' 재연 우려
김종인 나비효과…기본소득 놓고 여권 잠룡들 충돌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던진 기본소득 이슈를 두고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7일 SNS에 글을 올려 기본소득과 국민고용보험 중에서 "무엇이 더 정의로운가"라며 "끼니가 걱정되는 실직자도, 월 1천만원 가까운 월급을 따박따박 받는 대기업 정규직도 5만원을 지급받는 것인가, 아니면 실직자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가장 불평등한 나라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훨씬 더 불평등한 국가로 전락할까 두렵다"며 "전 국민 기본소득보다 훨씬 더 정의로운 전 국민 고용보험이 전면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언급은 지론을 밝힌 것이라고 하지만 이틀 전 이재명 경기지사가 SNS을 통해 기본소득 도입론을 제기하며 공개토론 요청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두 사람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으로 비치고 있다.

이 지사는 6일에는 "노인기초연금 공약은 2012년 박빙의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며 "2012 대선의 기초연금 공방이 똑같은 사람(김종인)에 의해 10년 후 대선의 재판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지사는 "필요하고 가능한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몰거나 포퓰리즘 몰이가 두려워 할 일을 포기하는 것이 진짜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김두관 의원도 최근 "김 위원장 입장에 반가웠다"고 환영을 나타내면서 "국민의 동의를 어떻게 구할지 깊이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김부겸 전 의원은 재원 부족을 이유로 "기존 복지를 축소하자는 발상"이라며 김 위원장의 제안을 '보수적 기본소득 논의'라고 깎아내렸다.

청와대는 여전히 기본소득 도입에 "논의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상당한 기간과 수준을 정해 토론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두 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를 추격하는 이 지사가 여권의 기조와 공개적으로 차이를 드러내며 선명한 목소리를 내고 나서면서 논란이 여권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여권 내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좌파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했다가 결국 사퇴의 길로 들어서게 한 무상급식 파동을 사례로 들면서 통합당에 이슈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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