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임 후 1주일은 한마디로 ‘파격’이었다는 평가다.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하며 선언한 ‘진취적 정당’부터 ‘기본소득’까지 연일 충격요법으로 이슈를 독점하다시피 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주일 동안 내놨던 기본소득, 적극적 재정 투입, 사회안전망, 재벌 개혁, 불평등 해소 등은 그동안 보수진영이 앞세웠던 가치와는 거리가 먼 것들이다. 동시에 “보수라는 말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통합당이 가지고 있던 색깔을 빼내려는 작업도 했다. 정치권 이슈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건 이런 ‘의외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본소득과 관련한 이슈를 선점한 것을 두고는 그동안 코로나19 대책, 긴급재난지원금 등 거의 모든 정책 이슈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뒤쫓기만 하던 상황을 뒤집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 외에도 △비대면 진료 확대 △리쇼어링(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복귀)을 위한 재정 지원 △4대 보험 확대 △데이터청(廳) 설립 등 마치 ‘여당’인 듯한 구체적인 정책 행보로 경제 담론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판 흔들기’를 이어갈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경제혁신위원회도 이번 주 출범을 앞두고 있다. 김은혜 비대위 대변인은 “적어도 이번 주 안에는 인선을 포함한 경제혁신위 구성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개혁적 조직이 되기 위해 이와 맞는 인물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장 인선에는 우선 초선의 ‘경제통’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지낸 윤희숙 의원이나 통계청장을 거친 유경준 의원 등이다. 기본소득, 재벌개혁 등에서 김 위원장과 비슷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성일종 의원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의 핵심 철학이 담길 경제혁신위가 출범하면 ‘탈보수’ ‘정책정당’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당내 반발이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SNS에 “화려한 잔치에 먹을 것 없었고 지지층에는 상처를, 상대 진영에는 먹잇감을 준 1주일이었다”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혹평했다. 장 의원뿐 아니라 당내에선 기존 보수정당의 지향점과 다른 김 위원장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숨죽이고 있는 기존 ‘김종인 비토(반대) 세력’이 언제든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