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김종인의 일주일…기본소득·탈보수 등 연일 '충격요법'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임 후 일주일은 한마디로 '파격'이었다는 평가다.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하며 선언한 '진취적 정당'부터 '기본소득'까지 연일 충격요법으로 정치권 이슈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일주일 동안 내놨던 것들은 기본소득, 적극적 재정투입, 사회안전망, 재벌 개혁, 불평등 해소 등 그동안 보수진영이 앞세웠던 가치와는 거리가 먼 것들이었다. 동시에 "보수라는 말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통합당이 가지고 있던 색깔을 빼내려는 작업도 진행했다. 정치권 이슈의 중심이 될수 있었 된건 이러한 '의외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본소득과 관련한 이슈를 선점한 것을 두고는 그 동안 코로나 대책, 재난 지원금 등 거의 모든 정책 이슈에서 민주당을 뒤쫓기만하던 상황을 뒤집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6일 자신의 SNS에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기초연금 이슈를 뺏겼던 것처럼, 정부와 민주당이 머뭇거리는 사이 기본소득 논의도 어느새 통합당의 어젠다로 변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외에도 △비대면 진료 확대 △리쇼어링(해외 진출한 국내 기업의 복귀)을 위한 재정지원 △4대보험 확대 △데이터청(廳) 설립 등 마치 '여당'인 듯한 구체적인 정책 행보로 경제담론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판 흔들기'를 이어갈 비대위 산하 경제혁신위원회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김은혜 비대위 대변인은 "적어도 이번 주 내에는 인선을 포함한 경제혁신위 구성을 마무리 할 것"이라면서 "개혁적 조직이 되기 위해서 이와 맞는 인물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장 인선에는 우선 초선의 '경제통'들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역임한 윤희숙 의원이나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의원 등이다. 기본소득, 재벌개혁 등에 있어 김 위원장과 비슷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성일종 의원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의 핵심 철학이 담길 경제혁신위가 출범하면 '탈보수' '정책정당' 행보에는 더욱 가속이 붙을 예정이다.

다만 당내 반발이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SNS에 "화려한 잔치에 먹을 것 없었고 지지층에는 상처를, 상대 진영에는 먹잇감을 준 일주일이었다"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혹평했다.

장 의원 뿐 아니라 당내에선 기존 보수정당의 지향점과 다른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반발 목소리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숨죽이고 있는 기존 '김종인 비토(반대) 세력'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지금은 김 위원장과 당내 의원 사이의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지금과 같은 행보를 계속 보인다면 당내 의원들이 가만히 따라가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