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추세 진정 안되면 '축소' 가능성…전작권 검증 여부 관심
[김귀근의 병영톡톡] 세계를 멈춘 코로나19…8월 한미연합훈련 영향받나
한미 군 당국이 오는 8월에 시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짜고 있는 하반기 연합훈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주한미군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등은 실무적 차원에서 훈련 계획을 협의 중인데 어떤 방식과 규모 등으로 진행할지 큰 틀에서의 지침은 아직 하달되지 않고 있다고 군의 한 소식통은 7일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따라 하반기 연합훈련이 축소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하반기 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아직도 협의 중"이라면서 "다만,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축소를 포함해 훈련을 아예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본토의 코로나19 상황으로 연합훈련에 참여할 미군 증원 병력이 한국으로 들어오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고, 주일미군 기지에 있는 병력도 코로나19 유입 차단 차원에서 발이 묶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한미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30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들어온 병사들의 확진 추세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30일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미군 병사가 양성 판정을 받아 주한미군 관련 32번째 확진자가 됐다.

같은 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미군 병사도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

지난달 27일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병사 2명도 확진됐다.

예년의 경우 연합훈련을 위해 미국 본토에서 백여 명의 증원 병력이 한국으로 이동했다.

올해 하반기 연합훈련이 정상적으로 시행된다면 본토에서 대규모 증원 병력이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본토에 휴가를 갔다가 복귀하거나, 한국으로 배치를 받아 입국한 소수 미군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대규모 병력 이동은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본토와 주일미군기지 병력이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하반기 연합훈련은 규모가 축소된 지휘소연습 또는 위기관리연습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 연습은 어렵게 된다.

설령 전작권 검증 연습을 하더라도 완벽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만약 하반기 연합훈련 규모가 축소된다고 해도 전작권 검증 연습은 어떤 방식으로든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하반기 연합훈련 방식을 놓고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군은 계획대로 전작권 전환 검증 형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군 측은 연합대비태세 점검이 더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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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작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연습을 하반기에 계획대로 시행하려면 사전에 4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래연합군사령부 편성 및 인원 구성, 훈련 예규 작성, 지휘소 시설 및 C4I(지휘통제체계)구비, 미래연합군사령부 연합임무 필수과제목록 초안 작성 등이 그 조건이다.

이 가운데 연합임무 필수과제목록은 미래연합군사령부가 임무 완수를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할 리스트를 말한다.

이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전투 수행 능력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데 필요하므로 한미가 공동으로 작성해야 한다.

작성되는 목록은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전까지 완성해 FMC 검증 때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하반기 연합훈련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큰 틀에서의 지침이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런 준비가 현재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훈련 방식은 통상 이미 수립된 작전계획에 따라 대항군(적군)과 아군 전력, 적의 화력에 대응한 각종 무기 등을 지정해 전투상황을 가정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하는 방식이다.

미국 본토와 주일미군기지에서 참여한 증원 병력도 이런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매년 훈련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튀어나오는 데 이는 훈련 후 강평 등을 통해 다음 해 훈련에서 보완하게 된다.

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연합훈련 시행 60일 전에 훈련 계획이 거의 짜인다"면서 "올해 하반기 연합훈련의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한미는 3월 9일부터 2주간 계획된 전반기 연합지휘소연습(CPX)을 코로나19로 무기 연기한다고 지난 2월 말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 추세를 보고 전반기 훈련 시행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지만, 주한미군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미국에서도 감염자가 확산하면서 전반기 훈련은 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