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미이행·도로시설 불법 철거로 동별사용만 승인
입주 예정일서 사흘 늦게 이사…건물 소유권만 등기 가능

경기 남양주에서 새로 지어진 아파트가 준공허가를 받지 못해 입주민과 입주 예정자들이 불편이 우려된다.

이 아파트 시행사가 도로와 공원 조성 등 사업 승인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동별사용승인만 났기 때문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예정일보다 사흘 늦게 입주를 시작했으며 입주 후에도 토지를 뺀 건물 소유권만 등기할 수 있다.

남양주 신축 아파트 준공허가 못 받아 입주민 불편 예상

7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시행사인 A업체는 최근 평내동에 1천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했다.

지난 1일부터 입주가 예정됐다.

그러나 2010년 아파트 건설 사업 승인 당시 조건인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을 제대로 조성하지 않았다.

결국 업체는 입주일을 맞추고자 지난달 20일 준공허가 아닌 동별사용승인을 신청했다.

이 무렵 이 업체의 불법 행위가 문제 됐다.

신청 나흘 전인 같은 달 16∼17일 관련 기관 협의 없이 아파트 인근 도로에 설치된 육교를 철거한 것이다.

현행 도로법은 육교를 철거할 때 관련 기관과 협의해 보행자 안전대책 등을 마련하도록 정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입주를 코앞에 두고 준공허가 조건인 차선을 늘리고자 육교를 급히 철거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업체를 도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수사 후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남양주시는 재물손괴 혐의로도 이 업체를 추가 고발했다.

남양주시는 애초 입주 예정일에서 사흘 지난 3일 동별사용승인을 내줬다.

입주 예정자들의 불편과 혼란을 우려해 지난 4일부터 이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일 오후에는 이사 계획을 세운 한 가구가 남양주시를 찾아와 하소연해 우선 입주를 허용하기도 했다.

조광한 시장은 동별 사용승인과 함께 입장문을 내 "A업체는 입주 예정자의 절박한 상황을 볼모로 공권력을 유린하면 위법을 자행했다"며 "강력한 행정·사법 조치로 이 같은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준공허가 전까지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없다.

건물에 대해서만 소유권 등기를 할 수 있다.

도로가 좁아 당분간 교통혼잡과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공원 조성 등 공사가 계속돼 불편도 예상된다.

다만 입주민들은 법적으로 분양가의 10%를 내지 않아도 된다.

전체 가구를 합치면 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남양주시는 추산했다.

이에 대해 A업체 이사는 "공원과 도로에 대한 몇차례 설계 변경으로 공사가 늦어졌고 육교 철거는 절차상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며 "입주민과 입주 예정자들이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이달 말까지 조건을 이행해 준공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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