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 담화 싣고 미국 인종차별 실태 지적
북한 "인종차별 미국, 외국에 '인권재판관' 되는 듯이 놀아대"
북한이 흑인 사망 사건과 뒤이은 항의 시위 및 폭력 사태로 혼란에 빠진 미국을 향해 "다른 나라들의 '인권재판관'이라도 되는 듯이 꼴사납게 놀아대고 있다"며 조롱 섞인 비난을 했다.

북한 외무성은 5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 담화에서 지난달 25일 미국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을 고리로 미국의 인종차별 실태를 지적했다.

조선인권연구협회는 북한이 1992년 '인권 연구사업'을 명목으로 설립한 단체로, 주로 북한 인권 개선이나 탈북자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활동을 비난하는 역할을 해왔다.

담화는 "미국에서 경찰들에 의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살해와 집단 투옥은 현대판 인종말살 정책의 산 증거"라면서 이는 '국제인권 조약의 난폭한 위반'이자 '세계 최대의 인권 문제'라고 규정했다.

이어 "미국에서의 인종차별, 인권유린은 제도적 결함으로 치유불능의 고질적 병폐가 됐다"면서 "현실이 이러함에도 미국은 다른 나라들의 '인권'에 대하여 때없이 걸고들며 '인권재판관'이라도 되는 듯이 꼴사납게 놀아대고 있다"고 조소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미국과 서방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반제자주적인 나라들의 있지도 않은 '인권' 문제를 유엔에 끌고가 어떤 불망나니 소동을 피웠는가를 명백히 기억한다"면서 "미국은 이미 다른 나라들의 인권문제를 거론할 정신적 권리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북 인권문제 제기에 불만이 큰 북한 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연일 시위 확산 소식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