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4일 삼성을 비판하며 의기투합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게 박수를 보냈다.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김 위원장의 심 대표 예방 기사를 게시하면서 "그렇게 양쪽 옆에서 개혁 경쟁을 하라"라고 밝혔다.이어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을 후지게 만들어야 이 나라가 산다"라면서 "어차피 민주당은 시대정신을 잃었다"라고 덧붙였다.그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정치 신파로 '뭉클, 울컥' 감동 먹이고, 김어준의 음모론으로 지지자들 일제히 땅에 코 박고 '냄새'나 맡게 만들고 있다"라면서 "일제시대 태어났으면 총독부 충견을 했을 어용들 데리고 21세기 디지털시대에 항일무장투쟁 벌이는 코미디나 연출하고 있으니 후져도 너무 후지다"라고 강조했다.앞서 같은날 김 위원장은 심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심 대표가 제기한 삼성·부동산 등 문제에 대해 “부자들 부동산 가지고 돈 벌려고 하는 자유는 과거 민정당 시절 내가 적극 제지한 사람 중 한 사람"이라며 "삼성이 오늘날 곤욕을 겪는 것도 과거 지나칠 정도로 시대 감각에 역행해서 노조 없는 회사가 능사인 것처럼 하다가 스스로 어려움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정당이고 기업이고 사람, 시대가 변하고 의식이 변화하는 데 따라가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라면서 "나라가 지금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있다”라며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불평등 문제는 누구나 해소하려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전했다.그는 "삼성은 아직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완전히 자기들 손바닥 안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마저 삼성에 허겁지겁 달려가고 있으니 말이다"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전임 대통령이 탄핵된 후 당선된 후임 대통령 문 대통령마저 경제가 어렵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자 곧장 삼성에 허겁지겁 달려가 '우리 삼성에 감사한다'라는 말씀이나 하고 있다"라고도 지적했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했던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본소득을 당장 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래를 대비해 미리 연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을 비롯한 보수 정당들은 그동안 진보 진영에서 기본소득 주장이 나올 때마다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했었다.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자 당내에서는 "좌파 정당을 만들려 하느냐"는 반발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에 관해 관심들이 많은 것 같아 기자간담회를 열게 됐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로 적자 재정이 시작되고 있는데 기본소득을 당장에 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로봇이나 AI같은 것이 사람을 대체하면 대량 실업자가 발생할 텐데 이들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때 가서 대책을 세우면 늦는다. 미리 기본소득을 연구하자는 것"이라고 기본소득 주장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위해 통합당이 선제적으로 증세 논의까지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도 국민들은 조세부담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증세 문제를 함부로 논의할 수 없다"고 했다. 정의당의 초부유세 도입 주장에 대해서는 "그 정도로는 (기본소득을 위한)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 일정을 이유로 기자간담회를 30분 만에 종료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호'를 띄우며 본격적인 당 개혁 작업에 돌입했다.일각에선 좌클릭이라는 비판도, 비민주적인 리더십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이제 제1야당은 김종인 비대위에 모든 것을 건 상황이다.김종인 비대위에 합류한 김병민 비대위원은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손을 잡고 동행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라면서 4차례나 이어진 전국 선거 패배를 진단했다.김 비대위원은 또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과 관련해선 "보수정당이 가져온 좋은 담론과 가치가 중요하지만, 우리가 다소 소홀히 한 분야가 바로 복지"라고 지적했다.다음은 김 비대위원과의 일문일답.▷통합당 비대위에 합류하게 된 소회를 밝혀달라."지난 총선에서 참담한 선거 결과를 받았다.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과 국민들이 이 당이 앞으로 다시 기회가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런 우려 속에서 비대위가 당을 변화시킬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도 받는다. 보수정당이 굳건히 서고 여야가 상생을 해야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 정당이 국민들로부터 민심을 회복하는데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하겠다."▷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진취적인 정당'을 키워드로 내걸기도 했는데 가장 중요한 개혁과제가 무엇이라 보는가."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의 핵심 중에서는 우리 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언제 끝이날 지 또 앞으로 어떠한 미래가 펼치질 지 모른다. 국가가 나서서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해 줘야 한다. 저희 당도 국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필요한 문제에 앞장설 것이다.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관심을 갖겠다."▷일각에선 기본소득 도입 등을 두고 좌클릭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당내에서 나온다. 이 같은 당내 움직임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는가."지금 여러 복지 패러다임의 전환 기조 속에서 국민들이 요구하고 시대라 필요로 하는 복지 정책의 조정이 뜨거운 화두가 된다면 모두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 보수정당이 가져온 좋은 담론과 가치가 중요하지만 우리가 다소 소홀히 한 분야가 있다.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손을 잡고 동행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지역적으로 호남 유권자를 향한 노력이라든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많은 국민들의 삶과 미래를 위해 우리 당이 진취적으로 변해야 한다. 그동안의 보수적 가치들은 내면에 담아내면서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국가의 미래와 삶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나가야 한다."▷결국 이번 비대위는 2022년 대선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비대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내 대선 주자들 씨가 말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극복을 해야한다고 보는가."지금 우리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일어나기 위한 성장동력이 꺼져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라 아무리 훌륭한 후보군이 있어도 빛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명 한 명 주자를 띄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들한테 선택받을 수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한 변화가 시급하다. 당의 체질 개선, 국민들이 우리 당을 바라보면서 보고 싶지 않다고 눈살을 찌푸린 부분이 있다. 건강한 정당이 돼야 한다. 당이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거듭하면서 민심을 회복하면 자연스럽게 대권 주자들도 우뚝 설 것이다."▷청년 몫으로 비대위에 합류했다. 당내 청년들이 요구하는 통합당 내 혁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우리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터지고 많은 국민들이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들을 보며 세대교체를 절감했다. 젊은 세대를 육성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젊은 세대가 정치권의 주류가 될 수는 없다. 많은 정치권에서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청년들은 보여주기식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번 비대위에서 저희는 젊은 청년들이 지도부에 참여했다. 우리 당에 있는 청년들이 그때그때 쓰임을 받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젊은 정당을 본격화시켜야 한다. 그래서 정치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모여들게 하고 지방선거부터 육성해서 단계적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야한다. 그러면 다음 세대의 정치를 이끄는 혁신이 될 것이다."▷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 비대위는 어떠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는가."아직까지는 비대위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앞으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을 나가서 선거를 치른 문제지만 만나서 이야기하면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량을 갖춘 분들인 만큼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복당 절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이다. 핵심 지지층에게도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비대위가 주목하고 있는 약자와의 동행에 성공하기 위해 통합당이 중점적으로 살펴야 할 정책적 의제들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는가."정강정책 TF에서 당이 담아야 하는 가치들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 특히 전 국민의 아픔이었던 세월호 참사를 같이 공감하면서 유족들을 위로하고 두 번 다시 우리 사회에서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 당이 해야 할 일이다."글=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영상=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