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사용가능 매장.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가능 매장.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여당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기부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전체 가구의 약 99%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이미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가구 수는 누적 2147만176가구로 지급 대상 2171만 가구의 98.9%가 재난지원금을 수령했다. 이들이 신청한 액수는 총 13조5158억1500만원으로 총 예산 14조2448억원의 94.9%가 지급이 완료됐다.

정부·여당은 당초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부정적 여론이 생기자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처럼 '제2의 금 모으기 운동' 분위기를 조성했다.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기부에 나서면 지지자들이 적극 도와 전체 재난지원금의 약 10~20%는 기부로 이어져 1조4000억~2조8000억원가량의 기부금이 모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아직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하지 않은 30만여 가구가 자동으로 기부금으로 처리될 경우를 가정해도 기부금 최대 액수는 7638억원(전체의 5.7%)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여야 지지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서로를 비판하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한 보수 성향 네티즌은 "최소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기부에 동참했어야 한다"면서 "부자들을 향해서는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비판하더니 정작 자기들은 수십만원 기부에도 동참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난지원금 기부하라고 온라인상에서 선동하더니 다 타갔다"면서 "여론조사에서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60%가 넘는다. 그 많은 지지자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이냐"고 비꼬았다.

반면 진보 성향 네티즌들은 "정부 욕만 하던 사람들이 이런 돈은 칼같이 타갔다"며 "재난지원금 지급하면 나라 망할 것처럼 말하던 사람들이 양심도 없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재난지원금 신청하러 와서도 문 대통령 욕하는 사람이 있더라"며 "정말 답이 없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