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을 공격하자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오히려 이 할머니를 비판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게 민주당의 수준이다"며 "클릭해서 들어가 댓글들 보시죠, 충격적이네요"라며 한 게시판 링크를 공유했다.

진 전 교수가 공유한 링크는 더불어민주당 당원그룹 게시판에 남겨진 글로 "전사한 일본 군인과 영혼 결혼식 한 할머니(의) 진실한 사랑에 경의를 표합니다. 일본인의 아내는 일본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국민에게 사과하십시오. 부끄럽지 않습니까"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글은 1998년 8월27일 보도된 "69세의 위안부 할머니가 전쟁터에서 만난 일본군 장교와 뒤늦게 '영혼 결혼식'을 올렸다"는 기사의 주인공을 이용수 할머니라고 단정하며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은 이 할머니를 '친일 할매'라고 매도하며 "그래서 말도 안 되는 X소리를 씨부렸군"이라고 조롱했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왜구의 후예' '일본으로 보내야 할 할매' '일본인 주제에 위안부 문제 해결사를 공격하다니' 등의 댓글을 남기며 이 할머니를 비난했다.

한편 이 할머니가 정의연 관련 의혹을 제기한 후 여권 지지자들의 공격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변영주 감독조차 지난 5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오래전부터 말하지 않았나. 그 할머니는 원래 그러신 분이고, 우리가 할머니들을 지지하고 존경하는 것은 그분들의 아픔과 용기 때문"이라며 이용수 할머니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래저래 너무 커지면 할머니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온다"면서 "당신들의 친할머니들도 맨날 이랬다 저랬다, 섭섭하다, 화났다 하시잖아요. 그걸 받아 적는 그 직업군(언론)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변 감독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공개 지지했던 인사다.

한 네티즌은 지난 5월 15일 SNS를 통해 "(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들을)30년을 케어해 줬는데 하루 아침에 욕하고 안면을 바꿔? 위안부X아"라며 "그냥 찌그러져 있다가 죽어라. 인간 같지도 않은 X. 나이 먹어 아리송하면 그냥 입 닫고 가만있어라"며 이 할머니를 향해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외에도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이 할머니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가 나라에 무슨 큰 공을 세운 위인인 것처럼 한다"며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미향 의원 남편 김모씨는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 "목돈 때문에 태도를 바꿨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에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