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원이 물건 꺼내주던 방식→고객이 직접 고르도록

북한이 최근 백화점 등 대형쇼핑몰에 이어 평양 시내 소형 상점들도 슈퍼마켓 식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31일 평양 시내 식료품 상점들의 달라진 상품 판매 방식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평양의 각 동(洞)에 있는 국영 식료품 상점들이 종전 공급자 위주의 운영 대신 고객 중심의 서비스라 할 수 있는 슈퍼마켓 방식을 일제히 도입했다.

이들 식료품 상점은 남한의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비슷한 규모인데, 종전에는 식품들이 고객의 손에 바로 닿지 않는 매대에 진열돼 있었다.

고객이 판매원에게 구입하고 싶은 물건을 말하면 판매원이 이를 꺼내주는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졌다.

상점 내부는 상품 진열 및 판매원이 판매하는 곳과 고객이 물건을 사는 두 구역으로 나눠 낮은 칸막이를 쳐 분리했다.

물건을 진열한 곳은 말 그대로 'Staff Only' 구역이어서 고객들은 필요한 물건과 접근을 할 수 없었고 찬찬히 살펴볼 수도 없었다.

북한 동네 식품상점도 슈퍼마켓식 운영…"생산증가로 수요 충족"

하지만 최근 판매 방식이 달라지면서 대형 슈퍼마켓처럼 상점 내 모든 면적에 식료품을 진열하고 고객들이 상점 안을 자유로이 오가며 필요한 상품을 골라 결제만 판매원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다.

북한은 동마다 지역 인구에 따라 여러 개의 소규모 식료품 상점을 운영하는데 소금·간장·식용유 같은 기초식품, 계란, 고기, 당과류 등 식료품과 담배, 각종 반찬도 판매한다.

식료품상점 직원들이 자체로 만든 반찬 종류를 제외하고는 모든 식료품은 가구별로 가족 수에 따라 제정된 양만큼만 균등 판매했다.

식료품 부족으로 식량 배급처럼 주민에게 골고루 돌아가게 하기 위함이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식료품 상점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만큼 살 수 없어 부족한 양은 장마당 등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구입해야 했고, 이는 농민시장이 활발히 운영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이런 식료품 상점들에 고객이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는 슈퍼마켓 운영방식을 도입했다는 것은 이제는 북한의 식료품 자체 생산이 수요 만큼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물론 여전히 가구당 최소한의 식료품을 살 수 있는 제도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돈만 있으면 고객의 수요에 따라 얼마든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네 상점들에까지 슈퍼마켓을 도입한 것은 김정은 집권 이후 공장 기업소 등 모든 부문에서 경쟁을 강화하고 독립채산제를 확대하는 등 수익만큼 분배받을 수 있는, 즉 시장경제적 요소를 일부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북한은 이런 운영 방식에 대해 주민 편의 우선 정책의 결과임을 내세운다.

오영희(44) 대동강구역 릉라2식료품상점 점장은 조선신보에 "새롭게 꾸려진 봉사 환경을 보려고 수많은 주민이 찾아와 식료품 상점은 늘 흥성이고 있다"며 "우리는 손님들의 편리를 최우선시하는 원칙에서 봉사활동을 벌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동네 식품상점도 슈퍼마켓식 운영…"생산증가로 수요 충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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