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구별 불분명, 공직 맡겨도 좋은지 묻는 것"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면 주체는 할머니여야"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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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침묵을 깨고 일련의 의혹을 해명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사퇴를 촉구했다. 윤 의원은 21대 국회가 개원한 30일 오늘 부로 당선인에서 국회의원 신분이 됐다.

진 전 교수는 윤 의원이 해명 기자회견 뒤인 29일 페이스북 글에서 "그 해명은 기자회견이 아니라 검찰수사에서 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며 "윤미향 당선자는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윤 의원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이 "개인계좌로 모금을 하고, 남편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아버지에게 일자리를 주고, 사적 루트로 건물을 매입하는 등 공사의 구별이 불분명한 인물에게 과연 '공직'을 맡겨도 좋은지 묻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해명 기자회견이 진행된 지난 29일 윤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해명 기자회견이 진행된 지난 29일 윤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진 전 교수는 "그 모든 의혹을 언론에서 창작해낸 것은 아니다. 그 어떤 의혹이라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언론에서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조직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그 모든 의혹을 만들어낸 것은 바로 윤미향 씨 본인"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계인계좌에서 '회계에 허술한 부분'은 구체적인 증빙자료와 함께 검찰에서 말끔히 해명하길 바란다"며 "윤미향 씨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운동의 명예를 위해 제기된 의혹들을 말끔히 씻길 바란다"고 첨언했다. 또 "누차 강조하지만 우리는 윤미향 씨의 유·무죄를 따지는 '사법적' 게임을 하는 게 아니다"면서 "윤미향이라는 인물이 과연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윤리적' 자질을 따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나아가 우리는 윤미향 씨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운동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전락시킨 책임을 묻는다"면서 "남산의 기억의 터 기념조형물에는 심미자 할머니의 이름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의기억연대'의 임무는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이 당했던 고통의 '기억'을 보존하는 데 있다"면서 "그런데 그 일을 해야 할 정의연에서 외려 심미자 할머니의 존재를 국가공동체의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인류의 기억에서 할머니들의 존재를 지워버리려는 일본우익의 범죄적 행태와 뭐가 다른가"라면서 윤 의원을 향해 해명을 요구했다.

또 "이용수 할머니는 하면 안 되는 국회의원을 왜 본인은 해도 된다고 믿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달라"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이 운동의 '주체'는 할머니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운동을 위해 누군가 국회의원이 되야 한다면, 그 주체는 당연히 할머니여야 한다. 왜 그들의 권리를 막고, 본인이 그 권리를 '대리'하겠다고 나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오로지 윤미향 당선자의 개인적 욕심으로 인해 위안부 운동은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지금 윤미향 당선자가 해야 할 일은, 내용 없는 기자회견으로 자신을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로 자기 몫이 되서는 안 될 그 자리에서 물러나, 이제까지 제기된 수많은 의혹에 답하기 위해 검찰수사에 성실히 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수사에서 윤 당선자가 모든 혐의를 벗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윤 당선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윤 당선자가 망가뜨린 운동의 위엄과 격조가 조금이라도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당선자의 초심까지 의심하지는 않는다. 다만, 바로 지금이 그 초심으로 돌아갈 때라고 믿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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