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 회의에 입장하기 전 잠시 취재진 앞에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 회의에 입장하기 전 잠시 취재진 앞에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출범한다. 당 재건이라는 특명을 부여받은 '김종인 비대위'는 비대위 절반 이상을 청년·여성으로 채우면서 혁신 의지를 보였다.

통합당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연달아 열고 임기 연장과 관련된 당헌·당규 개정과 비대위원 구성의 건 등을 의결했다. 이로써 김종인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재·보궐 선거가 있는 4월까지로 연장됐다.

비대위는 당헌·당규에 따라 위원장 1인을 포함한 15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할 수 있다. 김종인 비대위는 9인으로 구성됐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규모를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대위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당연직으로 합류한다. 원내에서는 재선의 성일종 의원과 초선의 김미애 당선자가 합류한다.

남은 4자리는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의정활동을 한 김현아 의원과 지난 4·15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 김재섭 전 같이오름 창당준비위원장, 정원석 청사진 공동대표 등으로 꾸려진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부동산 전문가로 영입된 김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경기 고양정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낙선했다.

김미애 당선자는 방직공장 여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법대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5년간의 사법고시 준비 끝에 변호사가 된 입지적인 인물이다. 특히 입양한 딸과 조카 둘을 키우는 싱글맘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병민 교수와 김재섭 전 위원장 그리고 정원석 대표는 모두 1980년대생으로 통합당 내 대표적 청년 인재들로 꼽힌다. 김 교수와 김 전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각각 서울 광진갑, 서울 도봉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정 대표는 김병준 비대위 시절 당협위원장 오디션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한 인사다.

김종인 위원장은 그동안 당을 수습하고,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내 새로운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40대 기수론' 등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주요 당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청년·여성을 전진 배치하는 등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본인은 80대이지만 젊은 비대위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새로운 이슈를 발굴해 정책으로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에 앞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회의 특강에서 "보수와 진보, 이념으로 나누지 말자"라면서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 더이상 이념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라며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을 내놓더라도 놀라지 말라"라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