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사태'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
"활동가들의 30년이 할머니들의 80년보다 고통스러운가"
"여성단체들, '진영'의 관점에서 이번 문제 접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6일 '윤미향 사태'를 두고 "여성단체들이 이용수 할머니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SNS)을 통해 "심각한 것은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여성단체에서는 처음부터 철저히 '진영'의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다"라면서 "여성단체들이 우르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산자와 한패가 됐고, 그로써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그 문제의 '일부'가 돼 버렸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운동의 원로들 이름까지 팔아먹었으니, 누군가 권위를 가지고 이 사태에 개입할 이도 남아 있지 않게 된 것이다. 문제를 왜 이렇게 처리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면서 "윤 당선자 편들고 나선 여성단체들은 '대체 뭐가 문제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또 "'배후세력'이니, 토착왜구니 떠드는 것은, 이들이 이용수 할머니가 던지는 메시지를 수용하는 데에 철저히 실패했다는 것을 뜻한다"라면서 "뭘 알아야 고치기라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 전 교수는 현 상황 해결을 위해 △문제 상황에 대한 인지 △그에 기초한 새로운 운동의 노선과 방식 △그 개혁을 추진할 주체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아마 상황이 적당히 수습되고, 시간이 흘러 다들 이 사건을 잊어버릴 때가 되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거라고 믿을 것"이라며 "거기서 사라지는 것은 할머니의 목소리 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툭하면 '30년 운동'이 어쩌고 하는데, 그 30년은 할머니들의 역사이지, 자기들이 가로챌 역사가 아니다"라면서 "설사 그 30년이 온전히 자기들 거라 해도, 그 활동가들의 30년 노력이 할머니들의 80년 고통보다 무거울 것 같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마지막으로 "사실 (이용수) 할머니가 우리 사회에 아주 어려운 '과제'를 던진 것"이라며 "그 윤곽을 그리는 것조차 엄두가 안 나서 포기했을 정도로 복잡하고 섬세한 논의가 요구되는 것인데 거기엔 아무도 관심 없어 보인다"라고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6일 '윤미향 사태'를 두고 "여성단체들이 이용수 할머니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진 전 교수 페이스북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6일 '윤미향 사태'를 두고 "여성단체들이 이용수 할머니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진 전 교수 페이스북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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