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제고 위해 당대표-이사장 겸직 해소 시급
원장 후보로 유승민 김병준 홍정욱 거론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맞아 여의도연구원(여연)을 바로 세우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좌우 진영을 통틀어 최고의 싱크탱크라는 과거 위상은 오간 데 없고 통합당의 4·15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될 정도로 조직과 기능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혹평 일색이다.

정책 및 전략 개발과 기획능력은 물론이고 최고의 정확도를 자랑했던 여론조사 역량조차 허물어졌다는 탄식이 나온다.

정치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지난 21일 통합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민주연구원과 여연의 전략은 비교가 안 된다"고 호된 비판을 가했다.

여연의 추락을 두고 당대표와 주류 눈치를 보고 그들의 입맛을 맞추는 하부 조직이 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여연은 지난 총선 기간 내내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합쳐서 150석은 얻을 것"이라고 공언했고, 막판까지 여론조사에서 크게 밀리는데도 "표본에 여권 지지자가 과다하게 들어간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황교안 전 대표는 물론이고 당 전체에 "보수의 분노한 숨은표가 20%는 된다"는 오판을 초래했다.

여연 원장을 지낸 김세연 의원은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여연이 당대표의 사조직화가 돼 그 폐단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사장인 당대표는 여연이 자기 비서실인 줄 안다"며 "당 대표와 이사장이 분리됐던 '여의도연구소' 시절에는 소장이 계속 바뀌어도, 이사장은 계속 남아 구심점과 안전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당대표 비서실 전락"…여의도연구원 개혁론 비등
여연의 재건 방안으로는 "별도 싱크탱크를 만들어 전직 의원이나 보좌진에게 정책 기능을 맡기자"(박성민 대표), "당대표와 이사장을 분리하자"(김세연 의원)는 의견이 주로 제기된다.

특히 독립성 확보를 위해 참신한 인재나 거물급 인사를 원장으로 기용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시절 윤여준 유승민 소장, 박근혜 대표 시절 박세일 소장이 대표적이다.

당 일부에서는 곧 원외가 되는 유승민 의원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홍정욱 전 의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당 관계자는 "지금 여연 원장은 당 대표가 측근들을 꽂아 넣는 자리"라며 "유승민·김병준 같은 거물급 인사만이 쪼그라든 여연을 복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체급'을 맞춰주기 위해 당 대표와 이사장을 분리하는 당헌·당규 개정을 서둘러 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