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5.21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5.21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산업계 9개 업종 대표와 만나 "방역도 경제 위기도 우리가 먼저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245조원을 투입하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고 한국판 뉴딜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산업계도 총력을 다해달라는 주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비롯해 항공·해운·기계·자동차·조선·정유·석유화학·철강·섬유 등 9개 업종 대표가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고용부, 국토부, 해수부, 중소기업부 장관, 금융위원장, 산은회장 등이 총출동했다.

문 대통령은 "산업 생태계 전체를 지킨다는 비상한 각오로 일자리를 지키고 우리 산업과 경제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면서 이처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정부와 경제계 간의 협력은 물론 업종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노사 간 협력이 절실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세계적인 국경봉쇄와 이동제한으로 항공·해운업이 직접 타격을 받았고, 조선 수주도 급감했다"며 "북미·유럽시장 수요 감소와 해외 생산 차질로 자동차 산업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미국과 유럽 패션기업의 80% 이상이 문을 닫으면서 섬유업계의 일감도 급감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조선업의 부진은 기계, 석유화학, 철강, 정유 등 후방산업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수출시장도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대기업의 생산 차질과 수주 감소로 중소 협력업체의 일감이 줄었고 2차, 3차 협력업체로 갈수록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제 회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 일자리 지키기와 고용 안전망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기업에 필요한 인재들을 더 많이 키워서 디지털 경제의 핵심 역량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도 전했다.

산업계의 노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왔습니다. 외환위기에는 IT산업을 일으켰고, 글로벌 경제위기 때는 녹색산업을 육성했다"며 "기업과 정부, 국민이 모두 합심하면 코로나로 유발된 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디지털 경제 시대의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0.5.21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0.5.21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주요 산업계 간담회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산업과 일자리 모두 위기 상황입니다. 실물경제 침체와 고용위기가 서비스업을 넘어 제조업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 항공, 해운, 기계, 자동차, 조선, 정유, 석유화학, 철강, 섬유, 아홉 개 업종 기업 대표들과 경제단체 대표들을 모시고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민관이 함께 위기를 넘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여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최근 세계적인 국경봉쇄와 이동제한으로 항공·해운업이 직접 타격을 받았고, 조선 수주도 급감했습니다. 북미·유럽시장 수요 감소와 해외 생산 차질로 자동차 산업도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국과 유럽 패션기업의 80% 이상이 문을 닫으면서 섬유 업계의 일감도 급감했습니다.

자동차, 조선업의 부진은 기계, 석유화학, 철강, 정유 등 후방산업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수출시장도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대기업의 생산 차질과 수주 감소로 중소 협력업체의 일감이 줄었고 2차, 3차 협력업체로 갈수록 피해가 더 심각합니다.

정부와 경제계 간의 협력은 물론 업종 간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노사 간 협력이 절실합니다. '산업 생태계' 전체를 지킨다는 비상한 각오로 일자리를 지키고 우리 산업과 경제를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정부는 다섯 차례의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GDP의 13%에 달하는 총 245조원을 경제위기 극복에 투입하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고 3차 추경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항공업과 해운업에 이어 어려움에 처한 기간산업들을 빠르게 지원하기 위해 특별히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원을 마련했고, 14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용안정을 위해 고용유지 지원금과 무급휴직 지원요건을 완화했고 특별고용지원 업종을 확대했습니다. 10조원 규모의 고용안정 패키지를 통해 취약계층과 청년들의 취업도 지원할 것입니다. 특히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신속히 추진하겠습니다. 경제 회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 일자리 지키기와 고용 안전망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코로나로 가속화된 디지털 경제시대는 더 과감하고 빠른 변화를 요구합니다. 항공업계와 해운업계는 데이터를 활용해 여객·물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섬유공장과 제철소, 조선소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생산공정과 품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정유사는 전기차 충전·결재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석유화학 업계는 첨단소재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건설현장의 무인 자동화와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 기계 업계와 자동차 업계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혁신 노력을 응원하면서 정부도 미래 기술 인재 양성에 힘쓰겠습니다. 정부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과 미래차, 드론, 지능형 로봇, 스마트 선박, 바이오 의약 등 신산업 전문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세계적대학, 연구소, 기업과의 공동연구 참여를 지원하고, 연구 역량을 키우겠습니다.

변화를 기회로 삼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때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에 필요한 인재들을 더 많이 키워서 디지털 경제의 핵심 역량이 강화되길 기대합니다.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왔습니다. 외환위기에는 IT산업을 일으켰고 글로벌 경제위기 때는 녹색산업을 육성했습니다. 기업과 정부, 국민이 모두 합심하면 코로나로 유발된 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디지털 경제 시대의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 확신합니다.

방역도, 경제 위기도 우리가 먼저 극복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