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과 21대 국회 개원 전 조속한 합당에 합의한 미래한국당이 정작 물밑에선 합당 지연을 염두에 둔 명분쌓기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한국당 조수진 수석대변인은 20일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알림 문자에서 '통합'과 관련한 당선인들의 입장이라며 "이달 29일까지 통합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보수진영 통합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론에서 벗어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권 안팎에서 전해지는 당내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다.

미래한국, 앞에선 "조속 합당"…뒤에선 연기 설득

복수의 양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최근 소속 당선인들과 '맨 투 맨' 접촉을 통해 "합당은 반드시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한국당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배규한 전 공천관리위원장도 당선인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비슷한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당을 서두르지 말자는 주된 논거는 '몸값 불리기'라고 한다.

이왕지사 통합을 앞둔 입장에서, 개원 후 독자정당으로서 지도체제를 구성하고 국회 원 구성에도 참여한다면 합친 이후에도 정치적 지분 등을 확보하기 유리하다는 셈법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통합당 김무성 의원이 한국당 정운천 의원으로부터 비슷한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달받아 읽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이 문자는 "여당의 주문대로 바로 합당하는 것은 한국당이 떳떳하지 못함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대여 투쟁'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 의원은 해당 문자에 대해 "지인으로부터 참고용으로 전달받은 문자를 통합당 원로인 김 의원께 전달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미래한국, 앞에선 "조속 합당"…뒤에선 연기 설득

당내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 당선인은 "엄연한 당 대 당 통합을 호떡 구워 먹듯 뚝딱할 수는 없다.

통합당도 그렇게 압박하지는 않는다"면서 "6∼7월 중에는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또 다른 당선인 측은 "한국당 창당의 취지를 되돌아봐야 한다"며 정치공학적 계산으로 합당을 미루는 것은 지지자들의 뜻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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