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동남아 인재 유치할 파격 稅 혜택 필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서 우수한 인력이 많이 필요해질 겁니다. 고(高)학력 외국인 인력을 중심으로 이민정책 방향과 과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사진)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려면 새로운 노동력을 흡수할 방안으로 이민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 위원장은 “한국은 초고령화·초저출산 국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이대로는 노동력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인력을 유입하면 ‘인구 절벽’에 대응하면서 미래 산업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그는 강조했다.

민 위원장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장 시절부터 꾸준히 이민정책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한국은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라고 하면 저임금 불법체류자부터 떠올릴 정도로 외국인 인력 유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낮다. 민 위원장은 이런 분위기를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신감만으로는 한국이 세계 산업지도를 주도적으로 그려나가기 어렵다”며 “새로운 고급 노동력을 확보하는 것을 포함한 발전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동남아시아 지역의 고급 인력이 너도나도 찾아올 토대와 환경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위원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1970~1980년대 기초과학 분야를 키울 때 아시아와 인도 인력을 적극 유치했다”며 “이 인력들은 당시 부족했던 기초과학 연구 인력을 메꾸면서 해당 산업 분야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고학력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민 위원장은 “수도권 거주 환경이라든지 연구개발(R&D) 시설, 세금 등 여러 측면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만하다”며 “고급 인력을 끌어당길 매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이 활성화되면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 일자리의 상당수를 차지할 것이란 우려와 관련해선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민 위원장은 “외국인을 무조건 받자는 얘기가 아니다”며 “고급 인력을 유입해 산업 곳곳의 생태계 발전을 이끈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고 했다.

정지은/최다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