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내일 호남 당선인 오찬…전대 출마 타진

'노무현 후원회장' 이기명, 이낙연 돕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84) 씨가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에 대한 공개지지를 선언했다.

원조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을 동시에 상징하는 인사로 꼽히는 이 전 회장은 이 위원장이 국무총리 시절 각종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두터운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이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서면 당내 주류인 친노·친문 진영의 지지세를 확보하는데 이 전 회장이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회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종로 선거에 출마했을 때 종로 토박이로서 뭐라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종로 캠프 사무실에 매일같이 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 위원장이 친노·친문으로부터 배척당한다는 말이 있어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어른인 내가 종로 캠프에 있으면 그런 모략이 없어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과 이 위원장의 인연은 2002년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명 방송작가 출신인 이 전 회장은 1989년부터 2003년까지 노 전 대통령의 후원회를 이끌었고, 이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와 당선인 시절 대변인이었다.

그때 맺은 인연을 시작으로 이 위원장은 이 전 회장을 '선생님'으로 칭하며 종종 연락해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노무현 후원회장' 이기명, 이낙연 돕는다
이 위원장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지만, 당내 세력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노무현 정부 초기 여권이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나뉘었을 때 이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에 가지 않고 새천년민주당에 잔류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음에도 당 주류인 친노·친문 세력과는 심리적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영향력 있는 원로가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과 관련, "지도자는 이런 도전이 있을 때 피하면 안 된다"며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 위원장은 오는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계기로 광주에서 민주당 호남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상견례를 겸한 오찬을 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과 가까운 이개호 의원이 모임을 주도했으며 광주·전남 당선인 18명 중 14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최근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은 당선·낙선인 회동에 이어 호남 당선인 모임까지 참석하면서 전대 출마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당내 여론 탐색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