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백서 엄두도 못내는 통합…구원투수 언제쯤?
21대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미래통합당은 이렇다 할 패인 분석조차 하지 못하는 등 지리멸렬한 상황을 노출하고 있다.

이를 참다못한 의원들이 4·15 총선 과정을 복기하는 토론회를 곳곳에서 개최하는 지경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총선평가단을 가동했고,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당 차원의 총선평가회를 마쳤다.

보수 야권에서의 첫 패인 분석 토론회는 총선이 끝나고 3주 만에 열렸는데, 그것도 공천 탈락에 통합당을 탈당한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주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선거가 끝난 지 2주가 넘었는데 아직 (통합당에서) 이런 모임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선거 한 달 만인 지난 15일 오신환·유의동 의원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후보들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초청해 참패 원인을 짚었지만 당 차원은 아니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4일 야권 '합동 총선평가회'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통합당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도부 공백 사태를 참작하더라도 패인 분석이 늦어지는 것은 안이한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17일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가 '사전투표 조작설' 같은 주술에 빠져 진단 자체를 거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개탄했다.

그나마 이번주부터는 당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올지 주목된다.

오는 18일 당 미디어특별위원회가 '총선 평가 및 미디어 환경 분석 세미나'를 열고 19일엔 심재철 전 원내대표가 '통합당 총선 패배 원인과 대책'을 주제로 긴급 정책 토론회를 연다.

한 다선 의원은 "비례 위성정당과 합당도 못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총선 분석 토론회나 총선백서 발간 작업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라며 "구원투수인 비대위원장 인선이 완료돼야 당이 정상화의 길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