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각당 대표들이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5월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각당 대표들이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한국당과 열린민주당 그리고 국민의당이 한 목소리로 국가보훈처를 규탄하고 나섰다. 국가보훈처가 자신들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배제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당 관계자는 16일 "현재 20석, 당장 21대 국회가 개원하더라도 19석일 한국당도 참석이 배제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삼권분립이 엄연한 대한민국에서 행정부가 입법부의 교섭 지위를 가진 정당을 무시하는 행태가 과연 민주적인가"라며 "여론조사의 인기가 아무로 높은들 국민적 추모 행사에 참가하는 것조차 임의로 제약한다면 전체주의와 다른 게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행사 초청 건과 관련해) 이태규 최고위원 차원에서 보훈처에 강력한 항의를 했다"고 말했다.

전날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국가보훈처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의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참석자 규모를 400여 명으로 줄였다"며 "이 과정에서 원내정당의 경우 5석 이상의 당 대표만 초청한다는 초법적인 규칙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코로나19에 따른 정부 정책에 반대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 주요 기념식에 원내 의석이 있는 정당을 의석수에 따라 차별하는 행정부의 오만한 태도에 놀랐을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계속되는 확인 요청에도 국가보훈처는 답을 주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해오다 행사를 나흘 앞둔 시점에 '열린민주당은 참석할 수 없으니 양해해달라'는 통화로 공당의 행사 참여를 배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열린민주당은 국가보훈처의 자의적이고 초법적인 국가 행사의 원내정당 배제를 규탄한다"라면서 "21대 국회가 열리면 반드시 전후 사정을 따져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국가보훈처가 5·18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열린민주당의 행보까지는 막을 수 없다"라며 "열린민주당 새 지도부는 한마음 한뜻으로 17일 광주지역 당원 간담회, 오는 18일 망월동묘역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진행할 것이며 오후 2시 제1차 최고위원회를 빛고을 광주에서 열어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으로서의 출발을 선언할 것"이라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