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합의

n번방 방지법·과거사법도
20대 국회 '막차' 탈 듯
3차 추경·원구성은 논의 안해

金 "여야 제 역할해야" 협조 촉구
朱 "졸속 아닌 정속 돼야" 받아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오는 20일 국회에서 일부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열기로 14일 합의했다. 20대 국회에서 마지막으로 열리는 이번 본회의에선 소관 상임위원회를 이미 통과한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전지원에 관한 법, n번방 사건 방지법,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 등이 처리될 전망이다.

20일 마지막 본회의 개최

김태년 민주당·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공식 회동을 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동이 끝난 직후 “20일 본회의를 열되, 상정 안건은 향후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구체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안건에 대해 “각 상임위에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졌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법안을 중심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예술인을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구직 촉진 수당’을 지급하는 구직자취업촉진법은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본회의에 앞서 19일 소위원회와 20일 전체 회의를 차례로 열어 두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과거사법 개정안도 이번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2017년 대표 발의한 과거사법 개정안은 과거사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 특별법’을 따로 제정하도록 한 조항이 여야 간 핵심 쟁점이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과거사 (관련) 단체 20곳 중 19곳이 배·보상과 상관없이 과거사법이 신속히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해왔다”며 “배·보상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이번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2010년 해산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재가동된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 방지 대책인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통과 가능성도 점쳐진다.

원 구성·3차 추경안 협상은 미뤄

이날 회동에서 21대 국회 원(院) 구성과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원 구성 협상은 본회의에서 민생 법안을 처리한 뒤 이뤄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두 원내대표 모두 그런 생각을 공유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회동 전 열린 당 회의에서 “원 구성을 마치고 즉시 3차 추경안 심사에 돌입해야 한다”며 ‘추경 속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위기 극복 대책은 속도와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원 구성 협상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해선 안 된다”고 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상견례를 겸한 첫 회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여야 간 협치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정 동반자로서 늘 (야당과) 대화하고 협의하면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국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위기 대응을) 주도하면 저희도 적극 도와서 국난에 가까운 위기를 극복하는 데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에 대해 “논리적이고 유연한 분이다.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추켜세웠고,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와 같이하게 돼 다행스럽다”고 했다.

서로를 향한 ‘견제성’ 발언도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여야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야당의 협조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반면 주 원내대표는 “졸속이 아닌 정속이 돼야 한다”며 법안 처리 과정 등에서의 치열한 협상전을 예고했다.

하헌형/김소현 기자 hh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