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 DB
사진=한경 DB
“이게 무슨 일이래? 북한사회도 아니고, 온통 우상화 분위기. 나처럼 비위 약한 사람은 역겨워서 못 살겠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는 10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같이 썼다. 특정 사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으나 그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을 태종에 비유했다는 언론 보도, 지지자들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차량을 물티슈 등으로 닦아주는 동영상을 SNS에 링크하며 냉소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진 전 교수가 언급한 해당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당선인(강원 원주갑)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문 대통령을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과제를 만드는 태종 같다”면서 세종의 왕위 등극에 앞서 ‘정지 작업’을 했던 조선의 3대 왕 태종 이방원에 빗댔다.

그는 “레토릭(표현) 좀 봐라. 나라가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이라며 태종 이방원의 시조 ‘하여가’를 인용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 년까지 누리리라’. 이어 “친문(친문재인)의 철학이 이 시 한 수에 농축돼 있다. 그렇게 서로 징그럽게 얽혀 정말 백 년은 해 드실 듯”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8일 첫 재판에 출석한 조 전 장관의 차량을 일부 지지자들이 물티슈 등으로 닦아주는 유튜브 동영상도 공유했다. 이 동영상을 보면 조 전 장관이 법정에 들어간 뒤 지지자들은 차를 닦으며 “정치 검찰이 먼지를 씌웠다”, “이것이 시민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차 갖고도 이러니 실물을 만나면 아마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아드릴 듯”이라며 냉소했다. 마리아가 예수에게 향유를 부어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았다는 성경 일화를 빗대 지지자들이 조 전 장관을 우상화하고 있다고 비꼰 셈이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