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김부겸 꺾은 'TK 맹주'
영남 중심 초·재선 표심 공략
84명 당선자 중 59명 지지
'김종인 비대위'가 첫 시험대

신임 정책위 의장엔 이종배
주호영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함께 당 머플러를 들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주호영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함께 당 머플러를 들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미래통합당 새 원내대표에 대구·경북(TK) 지역 5선인 주호영 의원이 선출됐다. 8일 치러진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전체 84표 중 59표를 얻은 주 신임 원내대표는 경쟁자인 권영세 의원(25표)을 누르고 원내 사령탑 자리를 꿰찼다. 신임 정책위원회 의장으로는 관료 출신 3선인 이종배 의원이 당선됐다. 4시간에 걸친 마라톤 토론 끝에 크게 승리한 주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1~2년 안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역사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강한 야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노련한 5선 협상가

주 원내대표가 통합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은 배경엔 177석 거대 여당을 상대할 역량을 갖춘 ‘합리적 협상가’라는 평가가 크게 작용했다. 17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그는 한나라당(통합당의 전신) 원내부대표를 시작으로 18대 원내수석부대표, 19대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 등을 거치며 다양한 원내 협상을 주도했다. 20대 때는 바른정당에서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을 지냈다.

그는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100차례가 넘는 세월호법 협상,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 등을 성공적으로 이끈 노하우가 있다”며 “여당 원내대표보다 선수도 높고 협상 경험도 많다”고 강조했다.

경선 캐치프레이즈로 ‘강한 야당’을 내걸기는 했지만 주 원내대표의 성향과 이전 행적을 봤을 때 장외투쟁 등을 통한 강경 대치보다는 치밀한 원내 협상 전략을 지렛대로 존재감을 잃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국회 신사로, 유연하고 합리적인 분”이라며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에서 장외투쟁 대신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전략을 제안하고 기저귀를 찬 채 ‘1번 토론자’로 나서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필리버스터를 준비했던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 의원들 사이에서는 “주 의원 원고를 물려받으면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떠오르는 ‘TK 맹주’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초·재선 의원들의 지지도 ‘TK 토박이’인 주 원내대표의 당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960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난 주 원내대표는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구지방법원과 대구고등법원 등에서 판사를 지냈다. 2004년 대구 수성을에서 17대 국회의원으로 배지를 단 후 이곳에서만 내리 4선에 성공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비박계라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생환한 뒤 복당하기도 했다. 21대 총선에선 대구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민주당의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의원을 꺾었다. 통합당 내 영남 의원들의 입지가 더 단단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통합당 당선자 84명 가운데 67%인 56명의 지역구가 영남권이다.

다만 통합당의 ‘영남 정당’ 이미지가 공고화되면서 당 쇄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은 주 원내대표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는 일각에서 나오는 ‘영남 정당’ 우려에 대해 “그런 말 자체가 우리 당을 가두는 자해적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당장 원내지도부 구성부터 비영남권 당선자를 대거 기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시절 초대 특임장관을 지내며 ‘친이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은 짙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보수신당 창당에 동참했고, 바른정당의 초대 원내대표에 추대돼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추게 된 이 정책위 의장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엘리트 공직 코스를 밟은 ‘정책통’으로 불린다.

고은이/성상훈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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