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입지 선정위 개최…"대곡역세권 이전" vs "이전 반대"

인구 20만명 시절에 준공한 건물을 37년째 사용 중인 경기 고양시의 신청사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가 8일 오후 열린다.

그러나 신청사를 놓고 대곡역세권 등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과 이전에 반대하는 의견이 각각 커지고 있어 회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7년 된 군청사 쓰는 고양시…신청사 후보지 어디로
고양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후 '고양시 신청사 입지 선정위원회'를 열어 신청사 부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고양시는 지난해 1월 신청사 후보지 5곳을 선정하고 8월 신청사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최근까지 후보지 타당성을 논의해왔다.

현재 고양시가 계획하는 신축 청사의 규모는 용인과 성남 시청 수준인 전체면적 8만㎡로 건립 예산은 2천500억원 규모다.

이재준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신청사 원당 존치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신청사 부지 발표를 앞두고 고양시의회가 대곡역세권으로 이전을 주장하면서 현 청사가 있는 덕양구 원당 지역주민들은 시청 이전 시 '슬럼화'가 예상된다며 지역 내 존치를 요구하고 있어 갈등과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달 23일 고양시의원 26명은 신청사 대곡역세권 이전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데 이어 이달 1일 오후 임시회에서 해당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자 고양시청 원당 존치 추진위원회 주민 40여명이 시청 내 주차장과 시의회 앞에서 침묵시위를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일 오전 8시 40분께부터 1시간 동안 신청사 원당 존치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고양시청 원당 존치 추진위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신청사를 대곡역으로 이전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시위를 열었다"며 "원당지역에 유일하게 있는 시청마저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 원당의 슬럼화는 빨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37년 된 군청사 쓰는 고양시…신청사 후보지 어디로
결의안에는 대곡역이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자유로 등과 인접해 있고, 경의선과 3호선이 지나는 등 교통의 중심지로 신청사를 대곡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결의안에 반대를 표명한 박한기 시의원은 "시청사는 이전해야 하나, 대곡역세권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시청사를 이전하는 이유는 현청사가 낡고 비좁아 유지·보수의 문제와 함께 시민이 불편함을 겪기 때문"이라며 "대곡역세권 개발사업계획은 아직 개발사업자도 정해지지 않아 개발이 언제 될지 시기조차 특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의회와 고양시청 원당 존치 추진위가 대립하자 이날 오후 예정된 신청사 입지 선정위원회에서 신청사 부지가 결정될지도 미지수다.

다른 후보지 4곳은 올해 말이라도 당장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현재 덕양구에 있는 고양시청은 인구 20만명 시절인 1983년 군(郡) 청사로 지어졌다.

이후 1992년 고양시로 승격되고 조직과 인원이 계속 늘어나면서 사무공간이 부족해져 시는 현재 시청 주변 여러 곳의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40여 개 부서가 분산되면서 민원인들이 담당 부서를 찾지 못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시민들과의 소통공간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시청 건물 노후화로 인해 2003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았고, 지난 3년간 유지보수에 들어간 예산이 30억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들 때문에 신청사 건립의 필요성이 지속 논의됐지만, 막대한 건립비용 문제와 시 재정여건의 어려움 등으로 그동안 미뤄져 왔다.

시는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해 3월 '신청사 건립기금 조례'를 제정했다.

이어 4월 추경에 신청사 건립기금 500억원을 적립했다.

앞서 고양시는 2018년 '신청사 건립 후보군 검토를 위한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초 최종보고회에서 후보지 5곳을 도출했다.

이재준 시장은 "신청사 건립은 인구 107만 대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미래지향적이고 상징적인 친환경 신청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