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 / 사진=뉴스1
이낙연 전 총리. / 사진=뉴스1
이천 화재 참사 조문 과정에서 유족과 대화를 나누다 논란을 빚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사진)가 지난 6일 사과했다.

조문 논란을 겨냥해 “소름 돋는다”, “등골이 오싹하다” 같은 표현을 써가며 강력 비판한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 전 총리가 자신의 충고에 감사를 표하자 “대인의 풍모를 느낀다”고 재평가했다.

이 전 총리는 앞서 5일 이천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유족들과 만나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현재 국회의원도 아니고 조문객으로 왔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불렀다. 격앙된 유족들이 “이럴 거면 왜 왔느냐”, “사람 모아놓고 뭐하는 거냐”고 항의하자 대응 과정에서 “장난으로 왔겠느냐”,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다.

장제원 의원. / 사진=연합뉴스
장제원 의원. / 사진=연합뉴스
공수표를 남발하지 않겠다는 취지이긴 했지만 전직 총리이자 거대 여당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꼽히는 만큼 유족에 대한 공감이 부족했던 ‘냉정한 조문’이란 야권의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장 의원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 전 총리는 맞는 말을 논리적으로 틀린 말 하나 없이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소름이 돋느냐”며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직전 총리이자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인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유가족과 한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라며 “눈물도 현직과 전직은 다른가 보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전 총리가 조문 논란과 관련해 “저의 수양 부족이다.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장 의원 등의 충고도 새겨듣겠다고 하자 이를 높이 평가했다.

장 의원은 “야당 소장 의원의 고언에 감사를 표한 이 전 총리의 모습에 대인의 풍모를 느낀다”며 “정치인의 무게감에 따라 국민들의 기대치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많은 국민들은 이 전 총리가 유족들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리는 따뜻한 모습을 기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