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문 여행사 "2021년 4월 11일 진행"…'NO 예약금' 제시 눈길

북한이 내년도 평양 마라톤대회 일정을 확정하고 외국인 참가자 모집에 나섰다.

중국 베이징에 기반을 둔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투어는 23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021년 평양 마라톤대회가 4월 11일 진행된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연습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전했다.

고려투어는 "마라톤 코스는 기존과 동일하다"고 소개했다.

평양 도심을 가로질러 여러 주요 지역을 돌아보게 된다며 많은 외국인의 참가를 권유했다.

코스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출발해 시내를 돌아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경기장에는 5만여명의 평양 주민이 참가자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고려투어는 홍보했다.

이어 "올해 마라톤대회를 취소한 것은 어려웠지만 꼭 필요한 결정이었다"면서 "다가오는 2021년도 평양 마라톤은 역대 최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코로나19 '진행형'에도 "내년 평양마라톤 개최" 홍보
특히 올해는 "새로운 투어 옵션과 신나는 일정이 포함될 것"이라고 홍보해 눈길을 끌었다.

대회 당일 워밍업을 위한 '새벽 조깅 프로그램'을 일례로 들었다.

고려투어 홈페이지에는 현재 내년도 평양마라톤대회 관련 총 12개의 투어상품이 등록돼 있다.

출발도시별로 베이징이 7개로 가장 많고 상하이 2개, 선양 1개, 단둥 2개씩이다.

투어상품은 방문 기간별로 최단 2박 3일에서 최장 12박 13일까지 다양하다.

마라톤 외에 태권도 레슨 참여, 비무장지대(DMZ) 방문, '태양의 날' 행사 참석 등이 포함됐다.

그중 기차를 타고 육로로 이동하는 단둥발 투어는 모두 '알뜰상품'(Budget Tour)으로 분류하고, 원한다면 베이징 출발로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의 내년도 마라톤 홍보는 중국, 한국 등 주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와중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장기화에 따른 경제난이 지속하면서 외국인 대상 관광산업 집중 육성을 통한 외화벌이 활로를 모색해왔다.

그러나 지난 1월 중국 우한(武漢)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자 같은 달 말 국경을 폐쇄했고, 이에 따라 지난 12일 개최 예정이었던 올해 마라톤 대회도 취소했다.

이례적인 '공짜 사전예약' 제도가 등장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고려투어는 자사를 통해 예약을 진행할 경우 "(내년까지)그 사이에 별도의 예약금 없이 북한의 연중 최대 행사에 한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직접적으로 '코로나19' 등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전염병 추이를 지켜보고자 망설이는 고객들을 집중 공략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연합뉴스